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고(故) 노회찬 정의당 의원에 대한 전 사회적 추모 분위기에 “자살이 미화되는 세상은 정상적 사회가 아니”라며 찬물을 끼얹고 나섰다. 

노 의원은 드루킹 측으로부터 4000만 원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고 지난 23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앞서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드루킹 김동원(49·구속)씨로부터 불법 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으로 노 의원을 수사 대상에 올렸다. 

홍 전 대표는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잘못을 했으면 그에 상응하는 벌을 받아들여야 하지 그것을 회피하기 위해 자살을 택한다는 것은 또 다른 책임 회피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홍 전 대표는 “오죽 답답하고 절망적 상황에서 극단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일견 이해 가지만 그래도 자살은 생명에 대한 또 다른 범죄”라며 “사회 지도자급 인사들의 자살은 그래서 더욱 잘못된 선택”이라고 비판했다.

홍 전 대표는 “그러한 자살을 미화하는 잘못된 풍토도 이젠 고쳐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29일 브리핑에서 “홍 전 대표가 고 노회찬 원내대표의 마지막 가시는 길에 막말을 하나 더 얹었다”며 “그 누구도 노 원내대표 죽음을 미화하지 않았다. 죽음에 이르기까지 상황에 공감하고 마음 아파했을 뿐”이라고 했다. 

최 대변인은 “‘다른 사람의 처지를 생각할 줄 모르는 생각의 무능은 말하기의 무능을 낳고 행동의 무능을 낳는다’는 말을 홍 전 대표가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4월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 기자실에서 ‘4·27남북정상회담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4월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 기자실에서 ‘4·27남북정상회담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이와 관련 최경운 조선일보 논설위원은 지난 25일 ‘노회찬의 죽음’이라는 칼럼에서 “유명인 자살에는 ‘모방 자살’을 부르는 심각한 전염성이 있다”며 “노 의원은 막다른 골목에 몰린 사회적 약자 보호를 표방해 많은 시민과 청소년들의 지지를 받는 정치인이었다. 그의 자살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성한용 한겨레 정치팀 선임기자는 지난 26일 한겨레TV 유튜브 콘텐츠 ‘더정치’에서 “자살이라는 선택에는 동의할 수 없지만 목숨까지 내놨다, 노회찬이란 정치인이 지키려고 했던 가치는 뭘까라고 여러 사람이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현상(추모 행렬)이 계속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한 뒤 “(일각에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례와 묶어 ‘정치인들이 그런 선택을 하는 게 우리사회 구성원에 어떤 영향을 주겠느냐’는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부분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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