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댐 사고 원인, 붕괴인가? 폭우 범람 유실인가?
라오스 댐 사고 원인, 붕괴인가? 폭우 범람 유실인가?
[아침신문 솎아보기] ‘천재지변’ 주목한 조선, SK책임 추궁한 서울, 당초 개발계획 평가한 한겨레

23일 라오스 남동부 아프타주에서 SK건설이 짓고 있던 대형 수력발전 댐의 보조댐이 붕괴했다. 현지시각 저녁 8시께 일어난 일이다.

홍수로 주민들 다수가 사망하고 수백명이 실종됐다. 6개 마을이 잠겨 1300가구 6600여명이 이재민이 됐다. 라오스 당국은 군인‧경찰 등을 총동원해 구조와 수색을 하고 있지만, 오지라 접근과 통신이 어려운 상황이다. 사망자 수 등 정확한 피해 상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통린 시술리트 라오스 총리는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AFP통신은 댐 붕괴로 쏟아진 물 양이 올림픽 수영장 200만개 규모라고 밝혔다. 국내 최대규모인 충주댐 수준이다. 현지 교민들에 따르면 붕괴 하루 전(22일) 보조댐 일부에 균열이 발생하면서 이미 대피령이 내려졌다. 건설 현장에 체류하는 한국인 관계자 53명은 사고 발생 직전 모두 대피했다.

이 댐은 메콩강 지류인 세남노이강에 들어섰으며, 2013년 2월부터 한국 기업 SK건설과 한국서부발전이 라오스 국영기업과 합작해 건설에 들어갔다. 한국기업이 라오스에서 수행한 최초의 수익형 민간투자사업이다.

▲ SK건설이 시공한 라오스 세남노이댐 전경. 사진=SK건설 제공
▲ SK건설이 시공한 라오스 세남노이댐 전경. 사진=SK건설 제공
사고 원인을 놓고 현지언론‧외신과 SK건설의 주장은 엇갈린다. 한 원인이 평소의 3배 넘는 폭우량에 있다는 사실은 확실하다. △현지 대피조치 △댐 운영 관리 △부실 시공 가능성 등 인재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오늘 아침신문은 모두 위와 같은 사고 현황을 보도했지만, 사고 원인에 대한 다각도 해석을 전하고 책임 규명을 지적한 신문은 많지 않았다.

세계일보는 유일하게 외신과 SK건설이 사고원인을 다르게 해석한다고 명시해 보도했다. 세계는 “SK건설은 보조댐 ‘붕괴’가 아닌 폭우로 인한 ‘범람’이라며 외신과 엇갈린 주장을 내놓고 있다. 라오스통신(KPL)과 외신들은 현지 당국의 발표를 인요해 보조댐이 붕괴했다고 보도했다”고 전했다.

서울신문만 사고 원인뿐 아니라 SK건설 본사의 현재까지 위기대응 태도를 짚었다. 서울신문은 SK건설이 “현지 언론보도가 나오기 전까지 사고 발생을 쉬쉬하다 뒤늦게 이를 발표했다”는 지적을 전했다. 이 신문은 동남아 댐 공사에서 공사기간을 단축한 것은 SK건설이 처음이라고도 전했다. “폭우 속 보조댐 붕괴 뒤에야 방류… 부실 시공 땐 ‘건설 한국’ 치명타” 제목의 기사에서 “댐의 범람에 대비해 수량을 실시간으로 관리, 미리 방류했어야 하는데 이를 소홀히 했을 수 있다. SK건설은 보조댐이 유실된 것을 확인한 뒤 댐 비상 방류관을 통해 방류를 실시해 보조댐 수위를 낮췄다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이외에도 현재 피해를 낳았을 가능성이 있는 요인들을 지적했다. △현지 대피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미비한 설계와 부실시공 △SK건설의 허술한 현장 관리와 위기 대응 등이다.

한겨레는 당초 개발계획 자체에서 문제 소지를 봤다. 한겨레는 이 댐이 라오스 정부의 야심찬 수자원 개발계획의 일환이었다고 보도했다. 세피안 세남노이댐에서 생산하는 전기 90%는 타이에 수출할 계획이었다. 한겨레는 “이런 계획은 막개발과 환경‧안전 우려를 낳았다”며 “한국에서도 2013년 유상원조 사업인 이 사업이 환경영향평가를 제대로 받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전했다. 원인에 대해서는 현지 언론과 시공사 SK건설의 설명을 종합해 현지 폭우로 튼튼하지 못하게 지은 댐이 붕괴했거나, 빗물이 용량을 초과해 붕괴에 이르렀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시공 또는 설계에 잘못이 있었는지가 쟁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선일보는 “2주간 폭우로 보조댐 붕괴… 6개 마을 1300가구 덮쳤다”로 제목을 잡았다. 자연현상인 폭우를 주요 원인으로 강조했다. 다만 “시공상 문제가 있었다면 SK건설이 사고 책임을 져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앙일보는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며 “만약 댐이 붕괴돼 이번 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될 경우 건설 공사를 맡은 업체는 금전적 측면뿐 아니라 신뢰도에서도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했다. 원인과 책임 규명보단 SK본사의 손익 측면에 무게를 실은 해석이다.

동아일보와 경향신문, 한국일보는 양쪽의 주장을 그대로 전했다. 그러나 주로 SK건설 측 주장에 기대 사고 원인과 현황을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현지 언론보도를 전하면서도 “SK건설은 하루 450mm가 넘는 폭우가 며칠간 이어지면서 강이 범람했고, 이 과정에서 댐이 붕괴된 게 아니라 구조물 일부가 유실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더 길게 전했다.

경향신문은 “댐의 붕괴 원인 등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기사 “‘평소 3배 넘는 폭우” 50억㎥ 물 쏟아져 1300가구 침수’에서 경향은 SK관계자 입을 빌려 “해당 지역에 평소의 3배가 넘는 폭우가 내려 보조댐 1개가 범람한 것으로 보인다” “SK건설은 태국에서 헬기를 수배해 지원하는 등 라오스 정부의 구조활동에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댐이 붕괴했다고 전한 AP통신, BBC 등 보도는 반영하지 않았다. 한국일보도 “애초 수위 상승이 감지됐기 때문에 사전에 댐 인근 주민들을 대피시키는 등 대비해왔다”는 SK건설 측 해명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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