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6·10 민주항쟁 도화선이 된 ‘박종철 고문치사사건’과 이한열 열사 사망사건, 1988년 서울 올림픽, 1998년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소 떼와 함께 판문점을 넘은 장면 등. KBS가 보도했던 역사적 사건들을 이젠 KBS 뉴스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KBS가 1987년 1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총 8800일 동안 KBS 9시뉴스에 보도된 기사 30만 건을 새로 공개하거나 품질 개선했다. 그동안 KBS 뉴스 홈페이지에서는 2000년 3월 이후에 보도된 기사들만 볼 수 있었다. 그나마 공개된 기사 중에서 2000~2011년도 기사 15만 건은 영상 품질이 너무 좋지 않아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웠다.

선영진 KBS 뉴스플랫폼개발부장은 9일 미디어오늘에 “MBC나 SBS도 옛날 뉴스 서비스를 하는데 수신료를 받는 KBS의 과거 뉴스서비스가 오히려 좋지 않아 공영방송의 책무를 저버리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있었다”며 뉴스 복원 취지를 설명했다. 기사와 영상을 일일이 확인하는 수작업이 필요해 6개월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이번에 복원된 과거뉴스는 KBS 뉴스 홈페이지 우측 상단에 있는 ‘뉴스 다시보기’를 클릭한 뒤 원하는 날짜를 선택하면 바로 볼 수 있다.

▲ 지난 1987년 1월 ‘박종철 고문치사사건’ 경위를 발표하고 있는 강민창 당시 치안 본부장. 사진=KBS 뉴스 캡처.
▲ 지난 1987년 1월 ‘박종철 고문치사사건’ 경위를 발표하고 있는 강민창 당시 치안 본부장. 사진=KBS 뉴스 캡처.

▲ 지난 2000년 6월 평양에서 마주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진=KBS 뉴스 캡처.
▲ 지난 2000년 6월 평양에서 마주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진=KBS 뉴스 캡처.

복원된 기사 가운데 15만 건은 KBS 내부 저장소에만 보관돼 일반 시청자가 접근할 수 없었던 뉴스들이다. 이번 뉴스서비스 개편으로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 붕괴사고, 지존파 사건, 서해 훼리호 침몰 등 1980~1990년대 한국 사회의 굵직한 이슈를 다룬 KBS 뉴스가 공개됐다.

화질이 좋지 않거나 음성이 잘 들리지 않았던 뉴스 15만 건은 영상 품질을 개선했다. 지난 2000년 6월13일 분단 55년 만에 마주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2007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분단 이후 처음 군사분계선을 넘었던 순간 등이다. KBS는 컴퓨터 저장장치에 영상이 없거나 오디오 상태가 좋지 않았던 영상은 아날로그 테이프에서 영상을 뽑아냈다.

KBS 디지털뉴스는 이번 뉴스 복원작업에 이어 향후 이슈를 중심으로 한 뉴스 다시보기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김중철 KBS 뉴스플랫폼개발부 차장은 “앞으로 과거 콘텐츠를 엮어 보다 깊이 있는 KBS 뉴스가 제작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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