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편집국장이 편집국에서 발생한 성추행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되면서 2일 직무 정지됐다. 세계일보 여기자회 및 기자협회 세계일보 지회는 2일 성명을 내고 “가해 당사자가 언론사 편집국의 최고 수장이라는 사실은 세계일보 구성원들에게 충격을 넘어 모욕감을 주었다”며 편집국장에게 즉각 퇴사를 요구하는 한편 경영진에게 보직해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세계일보 기자들에 따르면 옥아무개 편집국장은 지난 28일 밤 10시30분 경 편집국에 홀로 남아있던 여기자에게 다가와 명백한 거부 의사에도 불구하고 신체접촉을 했다. 또한 “집에 가면 밤엔 혼자 뭘 하냐”라는 식의 질문을 했다. 피해자는 사건 다음날 이 사실을 여기자회에 알렸고, 여기자회는 가해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옥 국장은 여기자회측과 면담에서 만취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으나 본인의 행동에 대해 부인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일보 여기자회 및 세계일보 지회는 “옥 국장은 수석부국장 시절 한 회식자리에서 여기자들에게 부적절한 언행을 하는 등 수차례 추행을 범했다”고 밝힌 뒤 “더욱 분노를 금할 수 없는 것은 그의 모든 성폭력 사례가 목격자가 적은 상황에서, 혹은 연차가 낮아서 상황대처에 미숙한 대상에게 벌어졌다는 것이다. 이들은 모두 당시 너무 당황해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당시 대처에 대한 자책감으로 괴로움을 토로했다”고 주장했다.

기자들은 옥 국장을 향해 “기자사회에 첫발을 디딘 후배들에게 선배로서의 본은 보여주지 못할망정 고위직 간부의 직위를 이용하는 비열함을 보였다”고 비판한 뒤 “미투 사건 이후 성추행 등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또 한 번 추행을 저질렀다는 데 깊은 분노를 표한다”고 밝혔다.

세계일보 여기자회 및 세계일보 지회는 △옥 국장의 자진 퇴사 △사측의 보직해임 △주취추행에 대한 엄격한 징계기준 마련 △성폭력과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제도 마련 △이번 사건과 관련한 조사위와 징계위에 여기자 1인 포함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 옥아무개 편집국장은 2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사실이다 아니다 내 입으로 얘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회사에 문의해 달라”고 말했다. 세계일보 사측 관계자는 “오늘(2일) 직무정지 된 건 맞다. 이 사안이 가볍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피해자는 심적 안정을 위해 휴가를 보냈다”고 전했으며 “현재 사건의 진위를 확인하고 후속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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