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이 대구와 경북 외에는 우세지역이 없어 결과적으로 참패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자 한국당의 지도부 사퇴를 요구하는 ‘자유한국당 재건비상행동’이 출범했다. 구본철 전 한나라당 의원(18대 한나라당 국회의원)을 대표로 출범한 이 단체는 “홍준표 대표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사퇴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들은 홍 대표 등 현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사퇴할 때까지 당사에서 농성하겠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13일 오후 8시50분께 자신의 페이스북에 “출구조사가 사실이라면 우리는 참해한 것이고 그 참패에 대한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 그러나 아직도 믿기지 않은 부분이 있어 개표가 완료되면 내일(14일) 오후 거취를 밝히겠다”고 썼다.

▲ 13일 오후 7시40분 경 자유한국당 재건비상행동 단체가 홍준표 대표 등 자유한국당 당 지도부의 사퇴를 바란다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정민경 기자.
▲ 13일 오후 7시40분 경 자유한국당 재건비상행동 단체가 홍준표 대표 등 자유한국당 당 지도부의 사퇴를 바란다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정민경 기자.
13일 오후 7시40분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자유한국당 당사 2층에서 ‘자유한국당 재건비상행동’은 홍준표 체제의 즉각적이고 완전한 사퇴를 주장했다. 이들은 ‘자유한국당 재건을 위한 선언문’에서 “보수우파에 있어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패배가 현실이 됐다. 탄핵과 대선패배, 그리고 두 전직 대통령이 감옥까지 가게된 상황에서 처절한 반성이 없었던 우리의 오만과 무지가 이런 참혹한 결과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이들은 “보수정당을 재건하기 위해 비상한 행동이 필요하며 그 입구는 홍준표 당 대표와 지도부의 즉각적이고 완전한 사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홍 대표에게 “당권농단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당의 전통과 규정을 무시하려 1인 독재체제를 구축했고 바른 소리를 하는 당협위원장들의 당원권을 정지시키거나 제명하는 등 자유민주주의 정당에서는 감히 상상도 못한 전횡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홍 대표는 저질스런 언행을 통해 명예를 중시하는 보수의 품격에 심각한 손상을 입혔고 당을 국민의 조롱거리로 만드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재건 비상행동은 △홍준표 대표와 당 지도부의 완전 사퇴 △당의 재건을 위한 원내비상의총을 소집해 비상대책을 세울 것 △당의 비상운영은 원내외는 물론 보수시민사회와 합심하여 추진하도록 보수 대통합의 문을 열 것을 요구했다.

▲ 구본철 전 한나라당 의원이 자유한국당 재건비상행동 대표로 나섰다. 구 전 의원은 13일 오후 당사 6층에 들어서며 홍준표 대표가 사퇴할때까지 농성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정민경 기자.
▲ 구본철 전 한나라당 의원이 자유한국당 재건비상행동 대표로 나섰다. 구 전 의원은 13일 오후 당사 6층에 들어서며 홍준표 대표가 사퇴할때까지 농성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정민경 기자.
한편 이들은 자유한국당 재건비상행동 참여인이라며 전현직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 52명을 공개했는데 이들 중 일부 현직 의원은 자신의 이름을 명단에서 빼달라고 밝히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재건비상행동 명단에는 나경원, 이주영, 원유철, 정우택, 유기준, 이완영, 김성원 자유한국당 의원 등 현직 의원 11명의 이름과 자유한국당 지역 당협위원장으로 활동하는 이들을 포함해 52명의 이름이 적혀있다. 

이에 나경원 의원은 “자유한국당 재건비상행동 명의의 보도자료에 대해 사전에 전달받은 적이 없어 저의 이름은 삭제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