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도 대법원 재판을 의심받게 한 적이 없었다.”

박근혜 정부 당시 ‘재판거래 의혹’을 받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1일 오후 2시 10께 양 전 대법원장은 자신의 자택 근처 놀이터에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특별조사단’ 조사결과에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양 전 대법원장은 “사법행정의 총수로서 이번 논란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국민 여러분께 정말 죄송하다”라고 하면서도 “다만 두 가지 점에 대해서는 양보할 수 없다. 전혀 재판이 그로 인해서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누구도 그런 과정에서 불이익이나 편파적인 대우를 받지 않았다는 점. 그 부분은 국민 여러분께서 이해하시고 법원에 대해 주시던 그런 신뢰를 계속 유지해 주시기를 간청 드린다”라고 말했다.

현장에 있던 기자들은 주로 문건을 어떻게 알고 있었는지와 KTX 해고 노동자들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고 양 전 대법원장은 자신이 답변할 내용이 아니라며 추후 더 자세한 내용이 나오면 더 이야기하자며 자리를 떠났다.

한편 김명수 대법원장은 양 전 대법원장이 기자회견한 지 1시간도 안돼 전국 판사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소신 있는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로 사찰과 통제의 대상이 되었던 법관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의견이 달랐던 판사에게 불이익을 준 적이 없다”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입장표명에 김 대법원장이 사실상 정면 반박하며 사찰과 통제를 사실로 인정하고 법관들을 위로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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