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현장을 취재한 남측 공동취재단의 취재 후기는 외교부 출입기자단을 통해서만 공개된다. 공동취재단으로 풍계리에 간 취재진을 개별 인터뷰하는 것도 제한된다.

외교부 출입기자단은 오는 26일 공동취재단이 귀국하는 대로 출입 기자단과 간담회를 연다. 대표 취재단이 모든 취재 내용을 기자단에 공유하는 ‘풀(pool)’ 방식 취재 관행에 따른 결정이다.

외교부 기자단 간사는 25일 미디어오늘에 “풀 매체의 경우 개별 매체 활동은 안 되는 것으로 정해져 있다. 기자단 매체를 포함해 모든 매체와 인터뷰는 불가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취재는 상황의 특수성이 있기에 뒷이야기나 느낀 점을 공유하는 게 국민 알 권리에 부합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적절한 방법으로 공유할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취재를 위해 5월22일 베이징(北京) 서우두 국제공항 출국장으로 들어서고 있는 서방 취재기자. 사진=노컷뉴스
▲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취재를 위해 5월22일 베이징(北京) 서우두 국제공항 출국장으로 들어서고 있는 서방 취재기자. 사진=노컷뉴스

MBC와 뉴스1 취재진으로 구성된 풍계리 공동취재단은 이른바 ‘코리아 풀(Korea Pool)’을 적용 받고 있다.

외교부 공동 취재단 자격으로 방북한 취재, 사진, 카메라 기자 등이 현지에서 취재한 내용을 남측 기자단에 공유하며 기자 개인 이름인 ‘바이라인’을 명기한 별도기사는 쓸 수 없다. 통신사는 투표를, 방송사는 추첨으로 각각 뉴스1과 MBC이 선정됐다.

‘풀 취재’라는 특수성은 남한 취재진의 SNS에도 적용됐다. SNS로 실시간 현지 소식을 전하는 것도 개별 취재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영국 스카이뉴스의 톰 체셔(Tom Cheshire) 기자, 미국 CNN 윌 리플리(Will Ripley) 기자 등은 본인 트위터 계정으로 현지상황을 실시간으로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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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기자단에 속한 A기자는 외신과 남측 풀 취재단을 동등하게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미디어오늘에 “CNN이나 CCTV처럼 북한 당국과 직접 접촉한 경우라면 상관없다. 공동취재단은 ‘코리아 풀’로 간 것이라서 취재단이 풀 내용에 없는 이야기를 한다면 다음부터 풀을 꾸릴 수 없다”고 밝혔다. 또 “MBC의 경우 방송사를 대표해서 간 것이지 MBC 이름으로 간 것이 아니다”라고도 말했다.

B기자도 풍계리 취재를 “취재 비용을 외교부 출입기자단 차원에서 N분의1로 부담한 ‘대리 취재’”라고 설명했다. 풀 취재 결과물을 기자단의 ‘공공 자산’으로 보는 의견을 반박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개인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이 풀 규정 위반인지 여부는 논란이 될 수 있다. 그렇게까지 빡빡하게 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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