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를 담당하는 모든 기자들이 KBO로부터 지원받아 왔던 일체의 편의제공 비용을 앞으로 받지 않기로 선언했다. 일간스포츠가 지난 5월 15일 공짜취재를 하지 않기로 선언한 뒤(color=blue>본지 293호 참조) 다른 프로야구 담당기자들도 동참한 것이어서 언론계 전체 자정바람을 일으키는 데 선례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또 이들은 현장취재 중에 선수들에 불편을 끼쳐왔던 부분에 대해서도 자체규정을 정해 자제하는 데 합의했다. 프로야구 1진 기자들은 지난달 29일 모임을 갖고 이같은 사항에 합의, 지난 3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날 모임에는 종합지, 스포츠지, 방송사, 통신사 야구담당 1진 기자 15명이 참석했다.

기자들은 △지난해부터 기자들의 편의제공을 위해 KBO에서 매년 지원을 받아 제공받은 숙박비 일체를 자사 취재 출장비로 해결하고 △경기 전에 선수들에게 불편을 초래하지 않기 위해 경기시작 30분 전엔 운동장에서 취재를 마치고 철수하며 △그동안 무분별하게 사용돼 출입과정에서 혼란을 빚었던 락커룸 출입증도 분명하게 만들어 해당기자만 착용하는 데 참석자 전원이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KBO 관계자도 이날 참석해 기자들의 이같은 결의를 받아들여 매월 지방구단에 대한 지원을 중단할 방침이다. KBO 관계자는 “기자들이 선언한 만큼 KBO도 원칙적으로 지원하지 않을 방침”이라며 “CATV, 지방지, 지방방송 기자들과도 조율을 거쳐 최종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수 프로야구기자회장(대한매일)은 “KBO의 지원에 대한 지적과 함께 그동안 내부적으로 젊은 기자들 중심으로 이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어왔다”며 “그러다 일간스포츠 야구부에서 먼저 시작하자 모든 기자들이 ‘이 정도는 지켜야 하지 않느냐’며 자정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돼 지원을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사진기자, 카메라기자 등도 조만간 동참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스포츠투데이는 지난달 26일부터 제도적으로 출장비를 실비차원에서 지급하고 있다. 이밖에 일간스포츠, 스포츠서울, 스포츠조선도 제도적 개선을 위한 방안을 논의중이다. 스포츠투데이 이건우 야구부장은 “기존의 관행과 제도를 검토한 뒤 회사가 제도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부산·광주 교통비는 항공료로, 대구·대전은 새마을호 기차요금으로, 숙박비도 실비차원에서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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