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박환성 독립 PD 유족이 EBS PD 2명을 업무 방해와 명예 훼손 혐의로 형사 고소한 것과 관련해 EBS는 “매우 유감스럽다”면서도 “독립 PD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공정성을 제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박 PD의 동생 박경준 블루라이노픽처스 대표는 지난달 30일 EBS PD 2명을 경찰에 고소했다. 

피고소인들이 박 PD를 압박해 정부 제작 지원금을 포기하게 했고 그로 인해 박 PD가 열악한 제작 환경에서 죽음으로 내몰렸다는 것이다.

EBS 다큐프라임 ‘야수와 방주’ 촬영을 위해 고 김광일 독립 PD와 함께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향했던 박 PD는 운전기사 없이 차를 타고 이동하다가 교통사고로 지난해 7월 사망했다. 

그는 생전에 “EBS가 정부 지원금 일부를 간접비 명목으로 귀속을 요구했다”고 폭로하며 방송사들의 ‘갑질’ 문제를 제기했다.

▲ 고 박환성 독립 PD의 죽음은 독립 PD가 처한 열악한 제작 환경 현실을 되돌아보게 한다. 사진=한국독립PD협회
▲ 고 박환성 독립 PD의 죽음은 독립 PD가 처한 열악한 제작 환경 현실을 되돌아보게 한다. 사진=한국독립PD협회
EBS는 지난 4일 “최아무개 EBS PD(피고소인)는 정부 지원금 중 40%를 EBS에 귀속시키라고 한 적 없다”며 유족 측이 제기한 주장과 혐의를 반박·부인했다.

EBS는 ‘EBS가 박 PD에게 제작비 지출 내역을 증빙하라거나 제출 의무 없는 저작권·초상권·허가 등 법률 자문 내용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제출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EBS는 “계약상 고 박 PD는 제작비 집행 실적 등 증빙을 제출할 의무가 있다”며 “다큐프라임 ‘야수의 방주’는 동물 학대 관련 내용이 포함돼 있어 추후 분쟁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저작권·초상권·허가 등 법률 자문 내용이 필요하다. 이는 EBS에서 제작된 프로그램에도 동일하게 요구된다”고 반박했다.

EBS는 “그동안 유족 위로와 보상을 위해 성심성의껏 응하고 독립 PD들과의 상생을 위한 제도 개선, 신규 프로그램 편성 등의 노력을 기해왔다”며 “EBS PD 2명에 대해 형사 고소한 점은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EBS는 “향후에도 외주 제작사, 특히 독립 PD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공정성을 제고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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