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드루킹 사건’의 조건 없는 특검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에 들어간 김성태 원내대표를 앞세워 공세를 지속하고 있다. 4일 한국당은 김성태 원내대표의 단식농성장 옆에서 긴급의총을 열어 드루킹 사건 특검을 요구했다.

같은 장소에서 곧바로 이어진 정의당의 ‘갑질과의 전쟁’ 발대식에서는 한국당을 ‘갑질의 대명사’라고 칭하며 단식농성을 그만두라고 비판했다. 한국당 관계자가 정의당의 발대식 현장을 지켜보는 등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일어나기도 했다.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계단 앞에 한국당 60여 명의 의원들이 모였다. 한국당은 애초 의원총회를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열려다가 3일 김성태 원내대표의 단식농성 시작으로 인해 장소를 농성장 옆 계단으로 바꿨다. 

▲ 4일 국회 앞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단식농성장 옆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총 현장. 의총에서 김성태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정민경 기자.
▲ 4일 국회 앞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단식농성장 옆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총 현장. 의총에서 김성태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정민경 기자.
김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국민적 의혹에 휩싸여 있는 드루킹 특검을 남북정상회담 비준동의와 맞바꿀 수는 없다. 어떠한 경우라도 특검은 그 무엇과도 타협할 수 없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3일에 이어 더불어민주당 측이 ‘드루킹 특검’과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국회에 비준하는 것을 ‘딜’(Deal)하자고 주장하지만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 김성태 단식돌입, 자유한국당 ‘드루킹 특검’ 총공세)

김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과 관련된 일이라고 해서, 이렇게 대통령이 국민적 신뢰와 지지를 좀 받기로서니 국회를 이렇게 ‘패싱’하고 야당의 목소리도 다 걷어차 버리는 헌정유린이 어디까지 갈지 지켜보겠다. 한국당은 가열찬 투쟁으로 반드시 드루킹 댓글 조작 국정농단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혀내겠다”고 전했다.

한국당 의원총회가 끝난 직후, 국회 본관 계단보다 한 블록 정도 떨어진 곳에서 정의당의 ‘갑질과의 전쟁’ 발대식이 열렸다. 정의당은 ‘갑질’의 범주에 대한항공 총수 일가의 갑질과 삼성의 ‘무노조 경영’ 속 벌어진 갑질, 강원랜드 채용비리를 언급하고 자유한국당도 국회에서 갑질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4일 국회 본관 앞에서 진행된 정의당의 '갑질과의 전쟁' 발대식. 뒤편에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단식농성장이 보인다. 사진=정민경 기자.
▲ 4일 국회 본관 앞에서 진행된 정의당의 '갑질과의 전쟁' 발대식. 뒤편에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단식농성장이 보인다. 사진=정민경 기자.
정의당은 단식농성 중인 김성태 원내대표의 농성장 바로 앞에서 한국당 비판을 이어갔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오늘 뒤에 있는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님께도 진심으로 한 말씀 드리고 싶다. 솔직히 한국당의 당사 앞에서 단식 농성이라도 하고 싶은 것이 바로 저의 심정”이라고 말했다. 바로 뒤편에 위치한 김성태 원내대표의 단식농성 천막 주변에 있던 한국당 관계자들은 이 발언은 들은 후 “그럼 바로 단식을 하던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정미 대표는 “즉각 천막을 거두고, 단식을 중단하고 국회 안으로 들어오시라. 들어오셔서 국민을 보호할 3대 갑질 청산에 함께 나서달라”고 말했다.

김종민 정의당 서울시장 후보는 한국당을 더욱 강도높게 비판했다. 김 후보는 “정치권 갑질의 대명사인 한국당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색깔론, 기득권의 마지막 피난처인 한국당을 이제는 끝장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는 한국당을 몰락시키고 60년 정치갑질의 시대를 끝장내는 선거”라며 “아울러 정치갑질의 시대를 끝내는 것은 정의당이 제1야당이 될 때 가능하다는 것을 국민여러분께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이후 브리핑에서도 김성태 원내대표의 단식에 대해 “적어도 116석을 가진 제1야당이라면 자신들이 가진 거대한 의회 권력을 활용해 협상의 테이블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 민주당이 특검 수용 가능성을 내비치고, 청와대는 국회에 맡기겠다고 했는데, 한국당은 야외에서 한심한 꼴만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김성태 원내대표는 2시30분 예정된 국회의장-원내교섭단체 원내대표 긴급 회동에서도 드루킹 특검 요구를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특검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시 경과 지켜본 뒤 원내부대표단을 2인1조로 단식농성에 추가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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