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훈 셀레브 대표를 ‘새로운 엘리트’로 소개한 콘텐츠 업체 퍼블리가 임상훈 대표가 나온 콘텐츠를 삭제하고 앞으로 발간하는 출판물에도 관련 내용을  빼겠다고 밝혔다.

박소령 퍼블리 대표는 20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오늘 (셀레브 대표의 갑질 등을 공개한) A씨를 만나 퍼블리가 관련 콘텐츠를 삭제하겠다는 점을 밝혔다”면서 “온라인 콘텐츠를 삭제할 것이고, 출판의 경우 다음 발간되는 ‘재쇄’부터는 관련 내용을 빼기로 했다”고 말했다. 

퍼블리는 멤버십을 통해 콘텐츠를 유료로 제공하는 기업으로 최근 ‘새로운 엘리트의 탄생’이라는 콘텐츠를 온라인에 올리고 같은 내용을 종이책으로도 출간했다. 해당 책에는 새로운 엘리트의 사례로 임상훈 셀레브 대표에 대한 인터뷰가 있다.

▲ 셀레브 로고. 사진=셀레브 페이스북
▲ 셀레브 로고. 사진=셀레브 페이스북
이 콘텐츠는 셀레브 대표의 갑질 사례가 폭로된 계기가 됐다. 지난해 셀레브에서 프로젝트 매니저로 근무했던 A씨는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임상훈 대표의 ‘갑질’ 등을 공개하면서 퍼블리의 콘텐츠를 언급했다. A씨는 20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새로운 엘리트의 탄생’에 전 회사 대표가 ‘직원을 존중하는 회사 문화’를 언급했다”면서 “완전히 잘못된 내용이다. 이 분이 사회 모범으로 여겨질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대한항공 조현민 녹취를 듣자마자 임 대표가 떠올랐다고 언급하며 “(임상훈 대표가) 고성을 지르고 책상을 치면서 ‘네가 뭔데’라는 말을 10여분 넘게 했다”고 밝혔다.

특히 회식 자리는 직원들에게 ‘공포’였다. 임 대표는 직원들에게 파도타기 방식으로 술을 마실 것을 권유하고 술자리 때마다 소주 3병씩 마시게 했다고 한다. 술자리에서 한 직원에게는 얼굴에 얼음을 던져 다치게 하는 경우도 있었다.

임 대표는 여직원들을 룸살롱에 데려가기도 했다. A씨는 “회사 근처 지하 룸살롱에 기분 좋아도 가고, 나빠도 갔다”면서 “여직원인 저에게 여성을 초이스하라고 했다. 저는 한번 갔는데, 다른 여직원들은 힘들다며 눈물 흘린 적이 있다”고 말했다.

업무 강도가 높은 것도 문제지만 대표 기분에 따라 업무가 비상식적으로 늘어나기도 했다는 게 A씨의 지적이다. 그는 “11시 출근인데, 새벽 2시, 3시까지 일하는 건 기본이었다”면서 “본인의 기분이 안 좋으면 새벽에 팀장급 직원을 소집하기도 했다. 한번은 동영상을 올렸는데 영상에 천장이 찍혀있다고 소집했고, 조직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 같다면서 새벽에 효율성 마련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과거 셀레브는 ‘근로계약서’조차 쓰지 않았다. 임 대표가 “우리는 우리의 룰이 있다”면서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게 했다고 한다. 인터뷰 콘텐츠 특성상 대상에 따라 조회수 격차가 컸는데, “누구는 (조회수가) 얼마 나왔으니 연봉 깎는다고 전해”라는 식의 발언도 이어졌다고 한다.

셀레브에서 근무하는 동안 A씨는 공황장애 진단을 받게 된다. 이후 회사는 그를 즉각적으로 퇴사하게 했다. A씨는 “이전에 퇴사 의사를 밝히긴 했지만 그때마다 만류했었는데 진단서를 내밀자 새벽 5시쯤에 연락에 오더니 빨리 짐 싸서 나가라고 했다”고 말했다.

A씨의 사례가 페이스북과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임상훈 대표는 20일 오후 페이스북에 사과글을 올렸다. 그는 “지난 시간 저의 모습을 돌아보니 모두 맞는 말”이라며 “고성을 지르고 온갖 가시 돋친 말들을 내뱉으며 직원들을 괴롭혀 왔습니다. 회식을 강요하고, 욕설로 많은 사람에게 고통을 준 것도 사실입니다”라고 밝혔다.

셀레브는 모바일에 특화된 인터뷰 콘텐츠를 내세우며 젊은 이용자들로부터 주목을 받아왔다. 화면을 가득 채우는 흰색 자막과 앞으로 인터뷰에 무슨 내용이 이어질지 보여주는 ‘바’ 등의 아이디어는 셀레브 스타일로 자리 잡았다. 다른 콘텐츠 업체들이 유사한 콘텐츠를 선보이거나 패러디할 정도였다. 셀레브는 최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매경이코노미 등과 제휴를 맺기도 했다.

이번 폭로를 계기로 스타트업 기업에서 다른 폭로가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스타트업 기업은 회사의 성장이 급선무라며 구성원들에게 과도한 노동을 전가하는가하면 조직이 작고 가족같은 분위기를 강조하다 보니 내부에서 문제제기를 하기 힘든 구조인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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