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이하 선조위)가 13일 서울사무소에서 제1소위원회를 열고 최근 제기된 세월호 ‘외력설’에 대해 공식적으로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외력설’이란 세월호 침몰의 원인이 외부물체와의 충돌로 인한 것이란 주장이다.

최근 시사저널이 선조위의 조사 결과 “선체에 변형을 줄 정도의 충격이 선수 좌현 쪽에 가해진 것이 발견됐다”는 단독 보도를 내보낸 바 있다. 그리고 최근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그날 바다’는 세월호의 침몰 원인으로 왼쪽 앵커로 인한 외력의 작용을 제기했다. 아울러 네티즌 자로는 ‘세월X’라는 다큐멘터리를 통해 잠수함과의 충돌설을 제기한 바 있다.

하지만 외력설은 그동안 ‘음모론’으로 취급을 받았다. 박근혜 정부 당시 검찰은 세월호 침몰의 원인으로 과적과 복원성 불량, 차량 등 화물의 고박 불량, 조타 실수 등 4가지를 제시한 바 있다. 그리고 당시 조은석 대검찰청 형사부장은 “다른 선박이나 암초와의 충돌설, 좌초설, 폭침설, 잠수함 충돌설, 국정원 개입설 등은 모두 사실무근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 13일 열린 세월호 선조위 제1소위원회 회의에서 참석자들이 세월호 참사로 인해 사망한 피해자들을 추모하는 묵념을 하고 있다. 사진=정상근 기자
▲ 13일 열린 세월호 선조위 제1소위원회 회의에서 참석자들이 세월호 참사로 인해 사망한 피해자들을 추모하는 묵념을 하고 있다. 사진=정상근 기자
하지만 선조위는 최근 연구 용역 결과 ‘외력설’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선조위는 세월호 좌현의 핀 안정기(스태빌라이저)가 최대 25도까지 회전하는데 이를 넘어 50.9도까지 비틀린 상태였으며 핀 축 표면과 핀 축 접촉면인 내부 보스(boss)에 육안으로 긁힌 자국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세월호 화물칸 내부 블랙박스에 찍힌 차량의 움직임도 일반적인 배의 선회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속도의 50배에 해당하는 충격으로 인한 움직임으로 파악되고 있다.

선조위는 이에 외력설을 배제하지 않고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권영빈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1소위원장은 “왜 지금 와서 ‘외력설’이냐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데, 연구 용역 보고가 최근에 들어온 것이 많았다”며 “특별히 선조위가 가족분들과 언론에 숨겨왔다가 갑자기 얘기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권영빈 소위원장은 “지금까지는 세월호 침몰 원인으로 복원성을 놓고 접근을 했다”며 “복원성은 배 자체의 문제로부터 출발하는 것이라면 외력설은 배 외부의 문제에서 출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조위는 두 가지 모두 열어놓은 상태에서 조사를 해왔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소위원회에서 선조위는 세월호 선체 왼쪽 수중에서 외력이 가해졌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선조위 관계자는 “외력이 가해졌다면 수중에 있는 핀 안정기를 충격해야 하기 때문에 수중 물체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며 “그렇지 않더라도 저 방향대로 움직이는 물체라면 세월호 속력보다 빠른 물체, 잠수함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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