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30일 양승동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양 후보자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둔 공방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과방위 한국당 간사인 박대출 의원은 “세월호 참사 당일 양 후보자가 술 마시고 노래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양 후보자는 “확인해보겠다. 제가 그랬을 리 없다”고 답했다.

이후 여러 차례에 걸쳐 양 후보자가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제출했지만, 참사 당일 결제 내역은 나오지 않았고 이에 한국당 측이 다시 자료를 요구하는 일이 반복됐다.

네 번의 정회와 속개가 거듭된 뒤에야 양 후보자는 “회사 공금으로 법인카드를 사용한 건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사용내역을 확인했다”며 “그 점에 대해서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본인이 노래방에 갔는지 여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 30일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양승동 후보자.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30일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양승동 후보자.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양 후보자 측이 KBS 재무 담당 부서로부터 받아 공개한 법인카드 사용 내역은 후보자가 사후 정산을 거쳐 KBS 공금으로 처리한 내역이었다. 반면 박대출 의원이 제시한 문서는 정산 처리가 이뤄지지 않은 전체 내역이 담긴 사용 내역이었다.

세월호 참사 당일 노래방을 방문했느냐에 대한 질의와 공적 비용으로 노래방을 결제했느냐에 대한 논란이 뒤섞이며 혼선이 벌어진 것이다.

박대출 의원은 “후보자 발뺌과 거짓말은 하루 종일 계속 되느냐”며 공금 처리가 되지 않은 카드 사용 내역을 추가적으로 확인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위가 어떻든 양 후보자 신뢰성에 심각한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 답변 태도였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세월호 당일 공직자도 아닌 PD가 노래방에 간 사실을 두고 사장 후보자 자격을 논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본인 돈으로 냈으면 개인정보라고 판단한다. 공개 의무가 없는 것”이라며 “개인정보보호법을 심각하게 위반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법인카드 관련 공방이 주된 내용으로 흐른 이날 청문회는 사실상 정책 질의가 실종된 상태로 마무리 수순에 이르렀다.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은 “오늘 청문회가 ‘정책 청문회’가 되길 원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날 청문회를 마친 뒤 과방위가 양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하고 이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송부하면 문 대통령은 KBS 사장 후보자를 최종 임명하게 된다. 문 대통령은 과방위 측에 내달 5일까지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송부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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