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전 MBC 앵커가 자유한국당에 영입된 후 맡은 첫 임무는 ‘좌파정권 방송장악 피해자 지원 특위’위원이다. 자유한국당은 14일 이 같은 특위를 구성한 후 “파업 불참으로 인해 보복당하고 있는 언론인들에 대한 지원에 나섰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이 주장하는 이른바 ‘좌파정권 방송장악 피해’ 사례는, “배현진 전 MBC 기자가 업무미발령 상태로 조명창고에 비치당한” 일, “문재인 정권과 그 홍위병 언론노조가 결탁하여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이인호 전 KBS 이사장, 강규형 전 KBS 이사에게 반인권적 협박을 자행, 결국 해임시킨 일” 등이다.

하지만 이중 배현진 전 앵커가 머물렀다는 이른바 ‘조명창고’와 관련해 MBC는 해당 사무실 사진을 공개하며 즉각 반박했다. MBC는 해당 사무실이 보도본부 사무실이며, 배현진 전 앵커는 대기발령 상태가 아닌 업무 미발령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상후 전 전국부장이 해당 사무실에 원래 붙어 있던 팻말은 ‘조명UPS실’이었다며 배현진 전 앵커 주장에 동조하고 나섰으나, 박건식 MBC PD는 이 공간은 회사 내부 사정으로 UPS실로 활용되지 않고 일반 사무실로 쓰였다고 재반박했다. 배현진 전 앵커가 파업에 불참한 이유로 보복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제기한 ‘조명창고’ 주장은 “피해자 코스프레”라는 것이다.

▲ 지난 3월9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한국당에 입당한 배현진 전 MBC 앵커에게 태극기 배지를 달아주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 지난 3월9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한국당에 입당한 배현진 전 MBC 앵커에게 태극기 배지를 달아주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자유한국당이 또 다른 ‘좌파 정권 피해사례’라 주장한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경우 문재인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라고 주장해 명예훼손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또한 고영주 전 이사장은 지난해 사장 후보자 면접 과정에서 “언론노조 MBC본부 소속 조합원들을 제작현장에서 배제할 것”을 지시한 녹취록이 공개돼 부당노동행위 혐의도 받고 있다.

강규형 전 KBS 이사의 경우 애견까페와 백화점 등에서 업무추진비를 개인용도로 사용한 의혹을 받았다. 감사원은 지난해 11월24일 ‘KBS 이사진 업무추진비 집행 감사요청사항’ 감사보고서를 발표해 강규형 전 이사가 327만3300원을 부정사용했으며, 1381만7746원이 부정사용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강지연 자유한국당 수석전문위원은 배현진 전 앵커 주장과 관련해서는 “스케이트장에 관리직으로 발령났다고 부당노동행위라고 했다”며 배 전 앵커도 부당노동행위라는 주장을 했다. 하지만 이우환 PD의 경우 PD와 스케이트장 관리자의 직군 자체가 같지 않은 반면, 배현진 전 앵커는 기자직군으로서 업무를 받지 못했을 뿐, 보도본부에 소속돼 있었다.

강지연 수석전문위원은 이와 함께 고영주 이사장의 부당노동행위 의혹에 대해서는 “법원에서 판결이 났나”라고 반박했고, 강규형 이사의 업무추진비 유용 혐의에 대해서는 “표적 감사”라고 주장했다.

또한 자유한국당 ‘좌파정권 방송장악 피해자 지원특위’는 방송계 ‘미투’ 피해자 지원 등 문 정권과 언론노조의 전횡으로 인해 불이익을 받는 피해자들을 다각도로 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 전문위원은 ‘미투’ 운동과 ‘언론노조의 전횡’이 무슨 관계냐는 질문에 “방송계에도 드러나지 않는 미투 운동이 있을 것”이라며 “언론노조가 무서워서 말을 못하고 있다는 사람들이 있다고 들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해당 위원회는 서울신문 출신의 박대출 의원이 위원장이고 KBS 출신 민경욱 의원이 간사를 맡았다. 현역 의원들 중에는 조선일보 출신의 강효상 의원, 검찰 출신의 김진태 의원, 전희경, 임이자 의원이 위원을 맡았고 배현진 전 MBC 앵커도 위원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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