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한국 GM 사태를 언급하며 “GM 노조는 GM이 외국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임금에만 혈안이 돼, 지원을 해주지 않으면 문을 닫겠다고 한다”며 “이렇게 정권 홍위병 노릇만 하는 노동조합은 리스트를 작성해 공개 하겠다”고 말했다. GM 사태의 경영악화 책임을 모두 노동조합에만 돌리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원내대표회의에서 김성태 원내대표는 “한국GM을 정상화시키기 위해서 국민혈세가 들어가고 있다”며 “노동운동 선배로서, 문재인 정권에 빌붙어 홍위병 노릇을 하는 노동조합은 리스트를 만들어서 국민에게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책위회의실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민중의소리 ⓒ임화영 기자
▲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책위회의실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민중의소리 ⓒ임화영 기자

자유한국당은 GM 사태와 관련해 GM 노조를 ‘강성일변도의 귀족노조’라고 비난한 바 있다. 또 노동생산성은 낮으면서 임금만 높게 받아 경영악화를 불렀다는 식의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 19일에도 김성태 원내대표는 “GM 노조는 한국GM이 국민적 지탄을 받는 경영을 할 때 과연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한국당은 문재인 정권의 홍위병으로 전락한 한국 노동운동이 사회운동으로 재정립되고, 노동운동이 정권에 빌붙어서 인민재판식 국정운영의 심판관으로 절대 나서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용태 정무위원회 위원장도 지난 21일 “먼저 GM 노조가 임금동결내지 삭감 그리고 파업을 절대 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담아서 본인들이 자구책을 내놓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노조가 희생을 하지 않아 사태가 커졌다는 식의 주장을 펼쳤다.

GM 노조 측은 경영악화와 관련해 임금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3%뿐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계속해서 노조 책임론을 강조하는 프레임으로 맹공을 가하고 있다. 

박정찬 금속노조 한국GM 창원지회 정책기획실장은 지난 20일 cpbc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에 출연해 “높은 임금구조와 낮은 수익성은 자본들이 입에 달고 하는 말인데, 높은 임금 때문에 수익성이 낮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매출에서 임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13% 정도”라고 반박했다.

또한 박 실장은 “자유한국당 주장이 맞으려면 가동률이 낮은 원인이 노동조합의 파업이라든지 품질 문제 야기로 비롯됐어야 한다”며 “2011년도에 26만 대를 생산하던 군산공장이 1만 대 수준으로 전락한 것은 경영진에게 책임이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실장은 “군산공장의 경우 ‘올 뉴 크루즈’ 판매를 시작하면서 높은 판매가격 논란이 있었고, 심지어는 2017년 3월 달에 판매가격을 200만 원 인하하는 일이 있었다”며 “북미나 유럽으로 수출되던 물량을 수출하지 않고 현지생산을 하고 내수로만 전환시켰기 때문에 가동률은 급격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실장은 정부 책임도 거론했다. 그는 “정부에서도 산업은행이 GM을 견제하는 역할을 해주도록 했어야 되는데, 한국GM이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주 제한적으로 접근한 부분이 문제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박 실장은 “근본적으로 산업은행에서 추가적인 출자 등을 통해서 2대 주주의 산업은행 비토권이 소멸되는 것을 다시 살려서, 한국GM이 지분매각이나 공장폐쇄 등으로 철수할 경우에 이를 방지할 수 있는 방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26일 하부영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 지부장도 미디어오늘에 “김성태 원내대표는 한국 사회 불평등과 사회 양극화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현 GM사태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 GM 사태는 미국 GM 자본의 경영부실과 책임 경영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 문제인데도 결과를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는 식으로 풀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하 지부장은 “김성태 원내대표는 노동운동 선배를 자처하면서 보수정당 자유한국당에 들어가서 노동을 배신했다”며 “김성태 원내대표야 말로 재벌을 대변하는 홍위병 노릇을 그만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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