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뉴스의 연성화 경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방송 3사의 메인뉴스 시간대에 보도되는 고발뉴스의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대안 또한 갈수록 힘이 떨어지고 있다는 한 시청자단체의 모니터 보고서가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시청자단체인 매체비평우리스스로(매비우스)가 지난 4월 1일부터 5월 말까지 KBS <뉴스9>의 ‘현장추적 1234’, MBC <뉴스데스크> ‘카메라 출동’, SBS <8시뉴스> ‘기동취재 2000’ 등 대표적인 고발뉴스를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방송3사 모두 고발 분야는 사회·환경분야의 비중이 가장 높았고, 반면 정치·경제분야는 거의 다루지 않았다는 것.

또 고발대상은 KBS MBC의 경우 개인의 시민의식이나 사기업의 비리가 많았고, SBS는 지방자치단체와 중앙부처가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매비우스는 이 보고서 끝에서 방송3사 모두 △피해구제방안 제시 미흡 △주제를 가진 심층조사보도 부족 △후속취재 부족 △여론 환기시킬 사회적 이슈의 기획·발굴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이러한 모니터 보고서에 대해 방송 3사의 입장은 어떨까. 대체로 문제점이 있다는 데 대해서는 동의하면서도 할 말은 많다는 반응이다.

기동취재부·사회부·전국부 등 3개 부서가 주중과 주말을 나누어 맞고 있는 KBS ‘현장추적 1234’의 경우 정치 경제분야가 취약하다는 지적에 대해 “욕심은 나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 현실을 감안해야 한다”고 항변한다. 한 관계자는 “고발뉴스이다 보니 주로 사회부가 맡게 되고, 또 제보에 의존하다 보니 한계는 명확하다”며 “확실한 제보자만 있다면 기자들이 피해갈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취재인원을 기존의 4명에서 3명으로 줄이는가 하면 일요일 고정편성 이외에 격주로 편성했던 주중 꼭지를 폐지한 MBC ‘카메라 출동’은 고발뉴스의 비중을 줄인 사례. 이에 대해 한 관계자는 “MBC의 경우 방송횟수가 다른 방송사에 비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매일 보도되는 ‘집중취재’ 꼭지로 고발뉴스가 분산되고, 카메라출동의 1회 보도시간도 다른 방송사 고발뉴스에 비해 긴 편”이라며 “따라서 단순히 횟수를 가지고 우위를 가늠하기보다는 질적인 측면도 고려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 방송사 관계자는 “보고서 내용에 논란의 소지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방송뉴스가 공을 많이 들이는 고발뉴스보다 쉽고 가벼운 연성뉴스에 치중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겠냐”며 “그 원인은 기자들의 행동반경보다 방송뉴스가 ‘저비용 고효율’을 지향하는 시스템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데에서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