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조선일보에서 연재된 <勞使 새로 시작하자>라는 기사를 읽으면서 노조 무용론이나 노사관계를 보는 시각에 있어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은 있으나 많은 부분 공감했다. 기사를 통해 지적된 바와 같이 폭력과 몰상식이 일상화된 노사와 공권력간의 관계에 문제가 있음은 분명하다.

구사대도 사수대도 기동대도 없는 파업과 시위현장을 소망한다. 시위가 끝난 스산한 종로거리에서 느끼는 절망감 또한 더 이상 맛보고 싶지 않다. 폭력시위와 불법파업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연재기사의 내용에 동의한다.

그러나 평화로운 시위와 합법적인 파업은 노조와 정부노력만 있으면 되는 것인가? 안정적인 노사관계는 노동자와 사용자의 대등하고 협력적인 자세에서 나오는 것 아닌가?

다섯 꼭지 기사 가운데 사측이 언급된 분량은 불과 두 세 문단. 산술적인 비교만으로 비중을 가리는 것이 어리석은 짓일지 모르지만 편파적이란 생각을 떨칠 수 없다. 사(使)가 빠진 노사관계. 송혜교 없이 가을동화를 찍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싱가포르처럼 불법 폭력시위에 ‘M16’을 들고 가지 못하는 공권력의 무기력함과 분별없는 노조의 폭력에는 ‘호통’을 치면서 사측의 횡포와 몰상식에는 별다른 언급이 없다. 방송뉴스를 봐도 언제나 파업현장에는 농성중인 노동자들과 굳은 얼굴로 그 주위를 둘러싼 기동대원들 뿐이다. 열쇠를 쥔 사측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협상이 끝난 후 웃는 얼굴로 악수하는 모습만 가끔 나올 뿐.

독자로서 그리고 시청자로서 부탁하고 싶다. “주인공 없는 드라마 이젠 지겹다. 우리 주인공 사(使)순이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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