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아나운서팀은 요즘 어느 때보다 분주하다. 올해 초 의욕적으로 시작했던 사내 ‘아나운서 세일즈’가 본궤도에 오르면서 팀원 모두가 바빠졌기 때문.

아나운서팀은 그동안 매년 외부 출연진에게 연간 56억원의 출연료가 지급되고 있으나 정작 아나운서들의 기용도는 전체 프로그램 가운데 30% 미만을 밑돌자 이러한 구조를 올해는 바꿔보겠다며 ‘3S’(Smart Study Specialist)를 내걸고 팀원 모두가 인고(?)의 수련에 들어갔다.

덕분에 아침 프로그램이나 캠페인, 교양 프로그램 등에 다수의 아나운서가 기용돼 최근에는 배정하려고 해도 시간이 맞는 아나운서가 없을 지경이라고. 얼마 전에는 홍보팀과 함께 방송기자들을 초청, 간담회를 가진 것이 큰 도움이 돼 연일 신문지면에 아나운서들이 소개되는 등 성과를 거두고 있다.

배기완 아나운서는 “방송 출입기자들이 찾아와 인터뷰를 요청할 때에는 뿌듯함마저 느낀다”며 “하지만 일부 신문은 가끔 아나운서들을 마치 연예인처럼 너무 상품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한편으로는 경계심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쳇말로 ‘잘 나가는’ 아나운서팀도 난공불락의 요새는 있다. 유명 연예인의 진행에 의존하고 있는 연예·오락 프로그램은 여전히 아나운서들에게는 넘어야 할 산이기 때문이다. 한 아나운서는 이런 방송현실에 대해 “진중함과 가벼움의 중간을 찾는다는 게 이렇게 힘든 줄은 몰랐다”며 푸념을 늘어놓기도 했다.

이와 관련 배국남 한국일보 문화부 기자는 “대언론 홍보활동을 통한 아나운서의 스타화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KBS·MBC가 선두 자리를 놓고 다툼을 벌였으나 최근에는 두 방송사 모두 뜸한 편”이라며 “일부에서는 아나운서들의 언론플레이가 지나치다는 의견도 있으나 각 분야별 전문인을 요구하는 방송현실에서 아나운서들이 자기를 가꾸고 알리려는 모습은 진정한 프로의식을 보여주는 고무적인 현상이 아니겠냐”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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