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방영이 재개되며 ‘MBC 정상화’ 신호탄을 쏘아올린 ‘PD수첩’이 오는 9일 첫 방송으로 재도약을 앞두고 있다. ‘드림팀’으로 일컬어지는 PD수첩 제작진은 관심과 부담을 한 몸에 받고 있다. PD수첩은 ‘탐사보도 명가’라는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까.

PD수첩 제작진은 4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단단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9일 방송을 앞둔 PD수첩 첫 아이템은 ‘스텔라데이지 호’다. 지난해 파업 기간부터 꾸준히 취재해 온 아이템이자 PD수첩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독립 제작진과의 ‘공동취재물’이다.

▲ 4일 서울 상암 MBC 사옥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PD수첩' 제작진. 왼쪽부터 김재영, 한학수, 박건식, 유해진 PD. 사진=MBC
▲ 4일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PD수첩' 제작진. 왼쪽부터 김재영, 한학수, 박건식, 유해진 PD. 사진=MBC
▲ 4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PD수첩' 제작진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MBC
▲ 4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PD수첩' 제작진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MBC
재개되는 PD수첩 진행을 맡게 된 한학수 PD는 “파업 중 김영미 PD가 우루과이에서 스텔라데이지호 관련 취재를 하고 있다면서 국내 상황에 대한 도움을 청해왔다. 이것을 MBC에서 방영했으면 좋겠다고 대화했었는데, 결국 PD수첩 첫 번째 아이템이 됐다”고 밝혔다.

독립PD인 김영미 PD가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현장을 누비는 동안 PD수첩 제작진인 조준묵·김정민 MBC PD도 한 달여 간 국내 취재를 진행했다.

지난해 SBS ‘그것이 알고 싶다’ 팀에서 다루지 않은 유의미한 발견이 있었냐는 질문에 한 PD는 “물론이다. 다소 거만한 말일지 모르지만 우리가 다루지 않았다면 그것은 다룬 게 아니라는 심정으로 제작하려 한다”고 말했다.

박건식 PD는 “(타사의 방송 여부보다) 중요한 것은 이 문제가 해결됐냐는 점”이라며 ‘문재인 정부 1호 민원’으로 접수된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사건의 진상이 규명되지 않았다는 점을 짚었다.

박 PD는 PD수첩만의 아이템 선정 기준으로 ‘공공 담론’과 ‘공적 주제’를 꼽는 한편 소외된 약자들에게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PD수첩 제작진들은 두 번째 방송 아이템으로 국가정보원 문제를 다룬다며 “한국에서 후퇴해 온 민주주의 문제에 대해 묻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른바 ‘시니어급’ PD들이 뭉친 ‘PD수첩’을 향한 기대 이면에는 새로움에 대한 우려도 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PD들 중 김재영 PD(2001년 입사)를 제외한 박건식·한학수·유해진 PD는 모두 1990년대 입사자들이다.

한학수 PD는 “PD가 12명인데, (간담회에는) ‘정예들의 귀환’이라는 콘셉트에 맞춰서 나왔다. 수면 아래 함께 하고 있는 PD들이 많다”며 머지않아 젊은 PD들이 단독으로 이끄는 방송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건식 PD는 “JTBC가 정점을 찍은 때는 ‘태블릿PC’ 보도였다. 팽목항 장기 취재도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며 “꾸준한 노력, 집요한 취재 등이 JTBC를 만들었다면 PD수첩도 더욱 진지하고 강한 아이템을 다룰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 PD는 “PD수첩은 PD수첩 칼에 맞는 음식을 다룰 것”이라며 “여러 취향의 문제는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큰 칼을 차고 있는 만큼 우리는 큰 도둑을 잡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학수 PD 사회로 진행되는 PD수첩 첫 방송은 오는 9일 밤 11시10분 방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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