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4일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의혹을 줄기차게 제기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을 향해 “자충수인지 오발탄인지 천지 분간도 못하는 지경이니 한심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국익과 관련한 외교 문제는 당리당략을 넘어 정치권이 지켜야 할 금도가 있는데 한국당의 UAE 문제제기는 지켜야 할 국익도 내팽개치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이 무슨 의혹을 제기하는지 뚜렷한 근거도 없고 내용도 불분명하다”며 “그런데도 당 대표도 하루도 거르지 않고 국정조사를 운운하며 민감한 외교 사항을 까뒤집겠다는 식이니, 한국당은 야당이 되고 국익에는 관심도 없다는 것이냐“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어 “당사국마저 공식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판에 문재인 정부만 흔들 수 있다면 UAE와의 관계 단절도 상관없다는 것인지 한국당은 분명히 밝혀야 한다”며 “그 책임을 어떻게 질지 국민께 소상히 알려야 함을 다시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 아랍에미리트(UAE)와 레바논에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로 파견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해 12월10일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왕세제와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 아랍에미리트(UAE)와 레바논에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로 파견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해 12월10일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왕세제와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아울러 그는 국회 헌법개정 특별위원회(개헌특위) 자문위원회 권고안에 대한 한국당과 보수언론의 반발에 대해서도 “연초부터 개헌을 무산시키기 위한 보이지 않는 손이 다시 어른거리기 시작한 것 같다”면서 “시빗거리도 안 되는 억지 주장을 꺼내는 이유는 지방선거와 개헌 동시투표에 대한 파기 명분을 만들고, 개헌을 무산시키기 위한 질 낮은 정치공세이자 제2의 호헌시도”라고 비판했다.

우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여당 시절 개헌특위 위원장을 맡아 자문위를 만들고, 한국당 개헌특위 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자문위 보고서가 보고됐다고 강조하며 “그때는 뭐하고 이제 와서 호떡집에 불 난 듯하냐. 그렇게 심각한 문제를 개헌특위에 보고할 때는 딴짓 했다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우 원내대표는 “자문위 권고안은 말 그대로 참고용이고 이점을 잘 알고 있는데도 개헌 발목잡기에 골몰하는 한국당의 행태를 개탄한다”며 “오늘을 기점으로 즉각 관련 논의를 시작해 2월 임시국회에서 개헌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상무위원회에서 “시간이 갈수록 정의당 김종대 정의당 의원의 문제제기와 진단이 진실에 가장 가깝다는 것이 확인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김 의원은 박근혜 정부 당시 UAE와 군사 양해각서(MOU)가 비밀리에 이면계약으로 체결됐고, 임종석 비서실장이 이를 수습하고자 UAE에 특사로 파견됐다고 주장했다.

노 원내대표는 “한국당과 일부 언론의 헛발질이 오히려 우리 국익에 심대한 손상을 줄 위험까지 커지고 있다”며 “따라서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 당국은 이 문제와 관련해 더 소모적인 공방으로 흐르지 않도록 진실을 가려내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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