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방송통신위원회와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의 MBC 신임사장 선임 절차를 비판해온 바른정당에서 최승호 신임사장에 대해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박인숙 바른정당 최고위원은 11일 오전 국회 본청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해 최승호 MBC 신임사장에 “앞으로 중요한 공영방송을 이끌면서 증거에 입각한 과학적이고 공정한 보도를 해주길 부탁하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 한국여자의사회 회장을 지내고 현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바른정당 간사를 맡고 있는 박 최고위원은 특히 과거 최 신임사장이 PD수첩 책임PD 시절 제작한 ‘황우석 논문 조작’ 방송과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뉴스타파의 초기 보도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박 의원은 “내가 의사로서 과거 최 신임사장의 업적에서 (PD수첩이) 황우석 사태의 발단을 제공했다고 할 수 있다”며 “보도윤리를 좀 어기긴 했지만 황우석 사태를 밝히는 데 중요한 시발점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또 하나는 메르스 사태 때 정부가 정보공개를 늦추면서 사태를 많이 키워 초기 진화에 실패했다”며 “그때 뉴스타파를 비롯해 인터넷 언론들이 중요한 기여를 했다고 생각하고, 특히 뉴스타파는 굉장히 신속하고 정확한 보도로 정부의 정보공개를 끌어낸 성과를 이뤘다”고 칭찬했다.

▲ 박인숙 바른정당 최고위원이 11일 오전 국회 본청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바른정당 페이스북 생중계 영상 갈무리.
▲ 박인숙 바른정당 최고위원이 11일 오전 국회 본청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바른정당 페이스북 생중계 영상 갈무리.
사실 바른정당은 방문진의 MBC 사장 선임 절차에 대해선 ‘문재인 정부의 공영방송 장악음모’라고 자유한국당과 한목소리를 내면서 개정된 방송법에 따라 MBC 사장 등을 선임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지난달 28일 “방송법부터 개정하지 않으면 문재인 정부가 그동안 공영방송 지배구조에 관련해서 대선 공약으로 제시하고 당론으로 법안을 낸 모든 것들이 위선과 거짓말일 뿐이라고 생각한다”며 “문재인 정부 스스로 과거 박근혜 정부와 무엇이 다른지 도저히 설명할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최 신임사장 선임에 대해 “불법·야만적 폭거”라고 주장한 한국당을 제외하고 다른 야당들도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국민의당은 지난 7일 “전임 사장의 부당노동 행위 등으로 MBC 노조가 장기간 파업을 하는 상황에서 이런 문제를 긴급하게 해소하기 위한 ‘긴급구제’ 조치 차원으로 이해한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최 신임사장에 대해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언론장악을 조명하는 영화 '공범자들'을 제작해 진실을 전하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며 “아득히 쌓인 언론적폐의 청소부이자 촛불혁명 이후 첫 MBC 사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국민에게 사랑받는 방송, 정권의 입김에 나부끼지 않는 줏대 있는 공영방송을 만들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민중당도 최 신임사장 선임을 환영하는 논평을 내고 “2012년 공정방송 파업 과정에서 해고된 이후에도 권력의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현장에서 분투했던 그의 활약은 많은 시민의 박수를 받아왔다”며 “성역 없는 비판으로 정치권력을 불편하게 만들었던 그가 무너진 공영방송의 신뢰를 회복하는 숙제 앞에서도 흔들림 없이 최선을 다할 것이라 믿는다”고 기대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