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23일 한국 주요 언론사 유튜브 뉴스 채널 20개의 조회수 1~10순위 콘텐츠를 분석한 결과, 누리꾼들은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주제를 내세운 가벼운 콘텐츠를 많이 소비하고 있었다.

(관련기사: 언론사 유튜브 전쟁, ‘탈 포털’ 꿈꾼다)

조회수 상위 30개 콘텐츠 목록에서 가장 많은 동영상이 오른 매체는 JTBC(7개)였다. CBS의 ‘NocutV’와 채널 A의 ‘채널A 뉴스’, ‘OhmynewsTV’ 등이 각각 3개로 뒤를 이었다.

눈에 띄는 점은 이른바 ‘잘 나가는’ 콘텐츠들의 주요 주제가 성매매·성관계 등 성 이슈와, 조폭이 언급되거나 패싸움을 벌였다는 등의 잔혹·폭력 이슈였다는 사실이다. 상위 30개 동영상의 주제 중 성 관련 이슈를 다룬 동영상은 10개, 잔혹·폭력 관련 동영상은 4개였다.

▲ 언론사 유튜브 채널 19개의 전체 동영상 조회수 상위 10개 목록. 지난 22일~23일 한국 주요 언론사 유튜브 뉴스 채널 19개의 조회수 1~10순위 콘텐츠를 분석한 결과, 누리꾼들은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주제를 내세운 가벼운 콘텐츠를 많이 소비하고 있었다. 디자인=이우림 기자
▲ 언론사 유튜브 채널 19개의 전체 동영상 조회수 상위 10개 목록. 지난 22일~23일 한국 주요 언론사 유튜브 뉴스 채널 19개의 조회수 1~10순위 콘텐츠를 분석한 결과, 누리꾼들은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주제를 내세운 가벼운 콘텐츠를 많이 소비하고 있었다. 디자인=이우림 기자
지난해 7월 뉴스타파가 보도한 “삼성 이건희 성매매 의혹… 그룹 차원 개입?” 영상은 조회수가 약 1200만 회에 달해 전체 뉴스 동영상 중 조회수 1위였다. 2위인 민중의소리 동영상 “[2차 대선후보 TV토론] 이정희 ‘세금냈냐’ 질문에…”의 조회수가 870만회인 점을 고려하면 압도적인 차이다. 뉴스타파의 이 보도 영상은 지난해 12월 구글코리아가 발표한 ‘국내 사용자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영상 TOP10’에서도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이 같은 경향성은 범위를 넓혀 조회수 상위 200개 동영상 목록을 살펴봐도 뚜렷했다. 190개 중 성 관련 동영상은 20개, 잔혹·폭력 관련 동영상은 16개였다. 여기에 연예 관련이 15개, 일반 사건·사고 관련은 8개로, 이들이 전체 주제 중 31%에 달했다.

이용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언론사들이 실제 방송이나 공식 홈페이지에 올릴 때보다 유튜브에서 제목을 더 자극적으로 쓰는 경우도 있었다. 조회수 상위 30개 목록에 있는 JTBC의 “얇게 썬 대패삼겹살...알면 못먹는 충격적 비밀”이라는 동영상의 공식 홈페이지상 제목은 “대패삼겹살 왜 얇게 썰었나 했더니...”였다. TV조선의 “키 크게 해준다며 여중생 바지 벗기고…”라는 동영상도 실제 제목은 “'성장치료' 한다며 여중생 수차례 성추행한 한의사, 징역 1년”이었다.

조회수 상위 30개 목록에는 없었지만 상위 200개 목록에서는 2014년 세월호 참사를 다룬 동영상이 19건 포함돼 성 관련 주제 다음으로 수가 많았다. 이를 통해 세월호 참사에 대한 네티즌의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시청자의 반응을 가장 적극적으로 이끌어낸 콘텐츠 분야는 정치로 나타났다. 전체 언론사 200개 콘텐츠를 댓글 수가 많은 순으로 정렬해 상위 30개 콘텐츠 목록을 추출한 결과, 정치 분야 콘텐츠가 14개로 30% 이상이었다. 다음으로는 사회, 문화 분야 콘텐츠가 뒤를 이었다. 시청자들이 다른 분야보다 정치적인 사안에 더 활발하게 의견을 표출한다고 볼 수 있는 결과다.

▲ 지난해 7월 뉴스타파가 보도한 “삼성 이건희 성매매 의혹… 그룹 차원 개입?” 영상은 조회수가 약 1200만 회에 달해 전체 뉴스 동영상 중 조회수 1위였다. 사진=뉴스타파 유튜브 동영상 갈무리
▲ 지난해 7월 뉴스타파가 보도한 “삼성 이건희 성매매 의혹… 그룹 차원 개입?” 영상은 조회수가 약 1200만 회에 달해 전체 뉴스 동영상 중 조회수 1위였다. 사진=뉴스타파 유튜브 동영상 갈무리
짧은 동영상 위주로 유통되는 페이스북과 달리 유튜브에서는 비교적 긴 동영상도 시청자의 눈길을 끌었다. 조회수 상위 200개 중 동영상의 길이를 5분 미만의 짧은 동영상과 5분 이상, 30분 이상, 1시간 이상의 비교적 긴 동영상으로 나눠서 봤을 때 짧은 동영상의 비중이 높았지만(71%), 5분 이상 동영상도 29%로 비중이 작지 않았다. 특히 1시간 이상의 긴 동영상도 14개나 됐다. 이중 대부분이 ‘김어준의 파파이스’, ‘김어준의 KFC’ 등 방송인 김어준씨가 진행하는 콘텐츠 영상이었다.

덧붙여 TV로 방송된 뉴스 리포트를 단순히 잘라 올린 것(41%)보다는 리포트와 현장 영상을 재구성·편집한 클립이나 페이스북·유튜브 등 모바일 플랫폼 전용으로 제작한 동영상(59%)이 상위 200개 순위에 더 많이 포함됐다. 조사 대상이었던 20개 언론사 채널 중 10개 언론사가 TV 뉴스 리포트를 제작하는 방송사임을 감안하면 비교적 큰 비율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발간된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17’에 따르면 한국은 경성뉴스보다 연성뉴스에 대한 관심이 더 많은 이용자 비율이 40%로 조사 대상 36개국 중 4위였다. 일주일간 동영상 뉴스 시청 경험을 물었을 때에도 5분 미만의 짧은 동영상 뉴스를 이용했다는 응답이 66%에 달했다. 뉴스 소비자들의 전반적인 소비 습관이 이번 미디어오늘의 언론사 유튜브 랭크에도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정윤식 SBS 뉴미디어부 기자는 “페이스북은 본인의 실명이 나오니 조금 더 멋있는 걸 공유하고 추천하고 싶은 매커니즘이 있다면 유튜브는 완전 익명”이라며 “훨씬 더 노골적이고 흥미 위주의 영상을 소비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서정호 YTN 모바일프로젝트 팀장은 “페이스북은 하나의 뉴스 플랫폼으로 인지되지만 유튜브 자체가 뉴스 소비에는 적합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17’에 따르면 응답자의 61%가 유튜브를 이용한다고 답했지만 그 중 단 22%만이 뉴스를 본다고 밝혔다.

미디어오늘은 대표적 신문·방송·대안언론사 유튜브 채널 20개를 선정해 구독자와 누적 조회수를 체크하고, 이들이 올린 동영상을 조회수 순으로 정렬한 뒤 상위 10개 동영상의 업로드 날짜, 조회수, 분야(대주제), 소주제, 길이, 좋아요·싫어요·댓글 개수 정보를 수집했다. 소주제의 구분은 동영상의 제목과 실제 내용을 고려해 판단했다. 이렇게 모은 200건의 동영상을 다시 조회수 순으로 정렬해 한국 언론사 유튜브 채널의 조회수 상위 30개 동영상 목록을 추출했다. 단 ‘GObalnews’의 경우 12월1일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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