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의 2016년도 방송평가 결과, 지상파 방송에서는 KBS1, 종합편성채널 중에서는 JTBC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방통위는 27일 과천정부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157개 방송사업자를 대상으로 방송평가를 실시한 결과 전체적으로 심의규정 준수, 편성규정 준수항목에서 감점이 적거나 득점을 해 전년에 비해 점수가 전체적으로 상향됐다고 밝혔다.

▲ 지난 10월19일 방송미래발전위원회 첫 회의가 과천정부청사에서 열렸다. 사진=방통위 제공
▲ 지난 10월19일 방송미래발전위원회 첫 회의가 과천정부청사에서 열렸다. 사진=방통위 제공
이번 방송평가 결과는 하반기에 방송 평가 규칙이 개정돼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합계 점수평균을 냈다. 지상파 방송국에서는 900점 만점 중 KBS1이 796.12점으로 1위를 했고 그 다음으로는 MBC(771.24점), SBS(763.79점) 순으로 높았다.

종합편성채널은 700점 만점 중 JTBC가 597.57점으로 가장 높았고 TV조선(586점)과 MBN(583.72점)으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에 비해 TV조선과 MBN의 순위가 바뀐 것이다. 보도전문채널인 YTN과 연합뉴스TV도 각각 500점 중 426.87점과 426.88점을 받아 작년과 순위가 뒤바뀌었다.

방송사들은 방송평가 결과를 홍보에 적극 활용하고 있지만 방송평가가 기본점수가 높아 변별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하반기 종편 운영 평가 결과를 보면 총 190점 만점인 운영 부문 중 △방송법, 공정거래법 등 관계법령 준수(40점) △제작·유통상 공정거래 질서 확립 노력(10점) △개인정보보호의 적절성(20점) 항목 모두 종편 네 개 방송사가 만점을 받아 기본 점수로 70점을 챙겼다.

프로그램 질 평가 항목에서는 큰 차이가 없어 종편 중 점수가 가장 높은 JTBC(26.78)와 가장 낮은 TV조선(24.12)의 점수 차이는 2.66점에 그쳤다.

방송 프로그램의 질이 아닌 어린이 프로그램 편성 여부가 순위를 바꾸기도 했다. JTBC는 상·하반기 모두 편성 부문의 ‘어린이 프로그램 편성’ 항목에서 다른 방송사가 0점을 받은 가운데 홀로 9.38점을 받았다. 이 중 하반기의 경우 JTBC가 다른 방송사와 마찬가지로 0점을 받았다면 TV조선과 총점 순위가 뒤바뀔 수도 있었다.

허욱 방통위 부위원장은 “점수가 올랐다는 게 프로그램 질이 좋아졌다는 의미가 전혀 아닌데 특정 방송사업자들 간 순위가 뒤바뀐 게 마치 굉장한 노력을 해서 된 것처럼 오인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허 부위원장은 YTN과 연합뉴스TV 점수 차가 0.01점에 불과한 사실을 언급하며 “이들 순위가 바뀐 것은 방송 제재를 덜 받았거나 재난 방송을 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 2014년 TV조선은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평가에서 종편 중 1위를 한 사실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당시 TV조선 홈페이지 갈무리.
▲ 2014년 TV조선은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평가에서 종편 중 1위를 한 사실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당시 TV조선 홈페이지 갈무리.
김석진 상임위원도 “언론들이 순위를 공표함으로써 서로 자극을 받고 경쟁 유발하는 측면도 있지만 다른 위원들 지적대로 변별력이 없다”며 “언론들 모두 순위가 뒤바뀌었다고 자사 홍보에 이용할텐데 왜 순위가 바뀌었는지 우리가 분석을 낼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본 점수가 높아 평가 기준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작년에 이어 나왔다. 고삼석 상임위원은 “평점으로 환산하면 모든 사업자들이 기본 B이고 절반 이상이 B+”라며 “이것만 봐도 방송평가 제도가 변별력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고 개선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김 상임위원 역시 “어린이 프로그램을 편성했다는 이유만으로 순위가 바뀌는 경우가 있었다”며 “너무 지엽적인 항목에 의해 순위가 엎치락 뒤치락 한 것”이라며 평가 항목과 배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통위의 방송평가 결과는 방송법에 따라 방송사 재허가, 재승인 심사에 일정비율 반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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