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강연프로그램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세바시)가 비공개 처리했던 성소수자 강연 동영상을 재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세바시 측은 27일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강동희씨의 ‘성소수자도 우리사회의 분명한 구성원입니다’ 강연을 원래대로 공개합니다. 세바시는 소수자와 약자에 대한 모든 차별과 폭력에 반대한다”며 강씨의 강연 영상을 재공개했다.

세바시 측은 “이 강연은 ‘주식회사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이 기획하고 제작했으며 세바시 소유의 동영상 채널을 통해서만 공개한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며 “세바시는 다른 어떤 기관이나 단체의 입장을 대변하거나 대신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세바시 측은 “이 강연은 성소수자를 비롯한 소수자, 약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 그리고 폭력을 반대한다는 내용”이라며 “이 내용을 두고 세바시와 모든 세바시 강연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체 행위에 대해 법적 대응을 포함한 강력한 대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 강동희씨의 세바시 강연 영상. 비공개 처리 됐다가 27일 재공개됐다.
▲ 강동희씨의 세바시 강연 영상. 비공개 처리 됐다가 27일 재공개됐다.

이번 결정에 대해 당사자인 강씨는 27일 “섭섭함과 서러움은 여전히 남아있지만 세바시 측의 결정의 환영하고 응원한다”며 “특히 세바시가 강연자들에 대한 공격이나 명예훼손에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힌 점이 고무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씨는 “이번 강연은 여성가족부와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이 세바시와 공동 기획한 것이었다”며 “그러나 이번 과정에서 정부기관이 인권옹호라는 측면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의문이 든다. 세바시 문제로만 부각됐다”고 말했다.

앞서 강연에서 강씨는 “젠더 민감성을 갖는 것은 상당히 피곤할 일일 수 있다. 민감해 지는 일이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포기하지 말라. 젠더 감수성을 가지고 끊임없이 성찰하고 그것을 지향할 때 조금 더 평등해지고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해당 강연이 한국교회 일부 집단과 교인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자 세바시 측은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강동희씨와 그 강연에 공감해준 모든 분들께 사과드린다”며 강연 비공개 결정을 알렸다. 강씨는 해당 과정에 대해 “너무도 일방적이었다”며 “서럽다”고 말했다.

강연 비공개 결정이 알려지자 세바시에 출연했던 강연자 몇몇은 자신의 영상도 비공개 처리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손아람 작가는 25일 오후 “스스로 결정하기 어려우실테니 도와드립니다. 저도 성소수자입니다”라며 자신의 강연 비공개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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