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세계 36개국 가운데 언론사 홈페이지에 접속하는 비율이 가장 낮고 검색엔진이나 포털에서 뉴스를 보는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포털 의존도가 높은 만큼 언론사 홈페이지에 직접 접속하는 비율은 매우 낮았다. 한국에서 언론사 홈페이지를 통해 뉴스를 읽는 이용자는 4%에 불과해 조사 대상국 가운데 꼴찌였다. 이는 조사 대상국 평균(32%)의 8분의 1에 불과한 수치며 하위권인 프랑스(21%), 일본(16%)과 비교해도 매우 낮다.
세계적으로 뉴미디어를 통한 뉴스 소비가 전통 미디어를 앞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36개국 전체 시장에서 디지털 미디어를 통한 뉴스 이용률(복수응답 가능)은 83%로 가장 높았고, 이어 TV 73%, 종이신문(시사잡지 포함) 39%, 라디오 34% 순이다.
한국의 디지털 미디어를 통한 뉴스 이용률은 84%로 국제 평균과 비슷했다. 다만, 한국의 경우 종이신문을 통한 뉴스소비(26%)가 36개국 평균(39%)보다 낮았다. 라디오 뉴스 이용률 역시 12%에 불과해 36개국 평균(34%)보다 22%p 낮았다.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으로 페이스북과 유튜브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뉴스 소비는 페이스북이 더 많았다. 36개국 이용자 70%가 페이스북을 이용하고 있으며 이 중 47%는 페이스북을 통해 뉴스를 소비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유튜브는 전체 이용자가 61%에 달했지만 뉴스 이용률은 22%에 불과했다.
SNS를 통한 뉴스 이용은 정체되거나 감소세에 있는 반면 메신저 앱을 통한 뉴스 소비가 늘고 있다. 36개국에서 “메신저 앱을 사용해 뉴스를 이용한 적이 있다”는 응답은 23%였다. 한국은 39%가 카카오톡을 통해 뉴스를 이용한 적 있다고 밝혔다.
한국의 뉴스 신뢰도는 조사 대상국 중 가장 낮은 23%에 불과해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6월 디지털뉴스 리포트 영문판이 선공개되면서 화제가 된 바 있다. 한국의 뉴스 신뢰도는 조사 대상 36개국 평균인 43%에 비해 크게 낮은 수치이며 검열제도가 존재하는 말레이시아(29%)와 정부와 언론이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는 슬로바키아(27%)보다도 낮았다.
한국의 언론 자유도 역시 뉴스 신뢰도만큼이나 낮았다. “언론이 정치권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응답은 36개국 평균이 25%였지만 한국은 11%에 불과했다.
언론재단은 “언론 이외에도 정치, 경제, 교육, 대인관계 등에 대한 신뢰도 조사에서 한국의 신뢰도 점수는 다른 나라에 비해 낮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뉴스 신뢰도는 민주주의 척도의 일부분이기 때문에, 뉴스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한국 사회 전반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매체 다변화는 공영방송의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36개국 평균 공영방송 뉴스의 TV이용률은 40%였지만 디지털 이용률은 20%로 절반에 그쳤다. 특히, KBS의 디지털 이용률은 18%로 영국 BBC (47%), 오스트리아 ORF (39%), 스웨덴 SVT (37%),덴마크 DR (37%), 핀란드 YLE (32%)에 비해 크게 낮았다.
언론재단은 “지금까지 저널리즘의 디지털 혁신은 주로 신문사에 집중하여 논의되어 왔지만, 공영방송도 디지털 혁신이라는 숙제를 시급히 논의해야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경우 뉴스를 기피하는 이유로 “논쟁에 휘말리기 싫어서”라는 응답이 36개국 중 가장 높은 비율(30%)을 차지하는 독특한 경향을 보였다. 언론재단은 “한국에서 뉴스가 논쟁의 기폭제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은 흥미로운 발견”이라며 “언론이 국민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으며, 한국 응답자들은 갈등을 유발하는 뉴스를 공유하고 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번 조사는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부설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와 한국언론진흥재단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언론 관련 단체가 참여했다. 한국 자료는 올해 1월말부터 2월초까지 유고브(YouGov)가 18세 이상 성인 남녀 각각 1001명씩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