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일 김장겸 MBC 사장 ‘운명’이 결정된다.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이완기)는 이날 오전 10시 임시이사회를 통해 ‘김장겸 MBC 사장 해임 결의 건’을 논의한다.

구여권 이사(김광동·권혁철·이인철)들은 지난 6일 서울남부지법에 임시이사회 개최와 결의 내용 무효를 요청하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이완기 이사장을 포함한 구야권 이사들은 방문진법, 방문진 정관 등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 이사회 소집이라며 강행을 시사했다. 

이번 방문진 이사회에서 김 사장 해임안이 가결되면 MBC 정상화는 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이 이사장은 6일 미디어오늘 인터뷰에서 “방문진의 설립 목적은 MBC의 공적 책임을 실현하는 데 있다”며 “김 사장은 공적 책임을 전혀 실현하지 않았던 인물이다.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 대다수를 배척했다. 이는 ‘언론의 자유’, ‘사상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을 위배한 것”이라고 말했다.

▲ 이완기 신임 방문진 이사장. 사진=이치열 기자
▲ 이완기 신임 방문진 이사장. 사진=이치열 기자
이 이사장은 이어 “김장겸 체제에서 빚어진 각종 부당노동행위와 인사 탄압 문제는 법원에서도 확인됐다”며 “과거 MBC는 정치·자본 권력을 견제하고 감시, 비판하는 역할을 해왔다. 김 사장은 이를 무시하고 MBC 조직 문화를 완전히 망가뜨렸다. MBC가 특정 이념을 가진 세력의 나팔수처럼 변질한 이유다. 그가 공영방송 MBC를 무너뜨렸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자유한국당 등 야권 세력이 주장하는 ‘방송장악’ 논란에 대해서도 “구체적 근거를 가져오고 난 뒤 그런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다”며 “고영주 전 방문진 이사장 불신임과 김 사장 해임안 등의 논의 과정에서 정권 외압이나 보도지침, 국가정보원 개입이 있었나. 근거도 없으면서 밑도 끝도 없이 방송장악이라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그는 “공적 책임을 방관하고 무너뜨린 것에 대한 책임을 묻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이사장은 향후 ‘방문진 이사회 운영’에 대해 “이사회는 공개가 원칙”이라며 이사회 개방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MBC는 윤리 경영을 해야 한다. 불법 해고, 부당노동행위가 없어야 하는 건 당연한 것이다. 일반 기업에 견줘도 높은 수준의 도덕성을 보여야 한다. 그런 윤리 경영이 가능하도록 방문진 역할을 해나갈 것이다. MBC가 불편부당한 방송이 되도록 힘쓸 것이다.” 아래는 이 이사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8일 이사회에 김장겸 MBC 사장이 출석하나?

“방문진에서 공식적으로 8일 임시 이사회가 열린다는 걸 통보했다. 김 사장이 직접 와서 소명하는 것이 맞다. 다만 그가 참석할지에 대해서 확답 받은 것은 없다.”

- 앞서 고영주 전 이사장 불신임과 이사 해임 건의에 대한 구여권 이사들 반발이 컸다.

“불신임 사유서를 통해 구체적으로 무엇이 문제인지 강조했다.(관련기사=김장겸 사장 불신임안의 내용) MBC의 불법 경영을 방조했다. 나아가 MBC 경영진의 부당노동행위에 동조하는 모습도 보였다. 각종 비위 문제, 방문진 이사회 비민주적 운영 등도 적시됐다. 여전히 특정인을 ‘공산주의자’로 낙인찍는 것에 대해 거리낌이 없다. 방문진 이사장으로서 부적합한 발언이다. 우리가 제시한 사유는 명확하다고 본다.”

- 고 전 이사장은 법적 대응을 예고하기도 했는데?

“방문진법은 이사회에서 이사장을 ‘호선’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호선한다는 것은 곧 ‘불신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사 해임 문제는 어디까지나 방송통신위원회가 주체이기 때문에 방문진에서 법리 논쟁할 것은 아니다. 다만 방문진 다수 의견은 ‘이사로서 고영주 자격도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 김장겸 MBC 사장이 9월5일 고용노동부 서울서부지청에 출석한 모습. 사진=이치열 기자
▲ 김장겸 MBC 사장이 9월5일 고용노동부 서울서부지청에 출석한 모습. 사진=이치열 기자
- 김장겸 사장 해임안이 8일 통과되더라도 해임을 최종 결정하는 주주총회 소집권은 대표이사인 김 사장에게 있다. 그가 주총을 소집하지 않거나 해임안 효력 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합리적 명분이나 이유가 없다. 그 경우 우리는 법원을 통해 소집권을 다른 분에게 요청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 대주주 결정에 대해 상식적 판단을 하길 바란다. 주총 소집을 거부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 김 사장이 해임되면 새 사장 선임 국면이다. 방문진 이사 간 논의된 게 있나?

“해임안이 올라와 있는 상황이다. 아직 없다.”

- ‘김장겸 체제’를 평가한다면?

“방문진 설립 목적은 MBC 공적 책임을 실현시키는 데 있다. 김 사장은 공적 책임을 전혀 실현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 대다수를 배척했다. 이는 ‘언론의 자유’, ‘사상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을 위배한 행위다. 김장겸 체제에서 빚어진 각종 부당노동행위와 인사 탄압 문제는 법원에서도 확인됐다. MBC는 과거 정치·자본 권력을 견제하고 감시, 비판하는 역할을 해왔다. 김 사장은 이를 무시하고 MBC 조직 문화를 완전히 망가뜨렸다. MBC가 특정 이념을 가진 세력의 나팔수처럼 변질한 이유다. 그가 공영방송 MBC를 무너뜨렸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 방문진 소수 이사(구여권)들을 포함해 자유한국당 세력은 김 사장 해임 등을 ‘방송장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평가한다면?

“터무니없다. 구체적 근거를 가져오고 난 뒤 그런 이야기나 했으면 좋겠다. 고영주 전 이사장 불신임과 김 사장 해임안 등의 논의 과정에서 정권 외압이나 보도지침, 국가정보원 개입이 있었나? 근거도 없으면서 밑도 끝도 없이 방송장악이라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 공적 책임을 방관하고 무너뜨린 것에 대한 책임을 묻는 과정에 불과하다. 책임을 묻지 않았던 그동안이 문제였다.”

- 앞으로 방문진 이사회 운영 계획이 궁금하다.

“그동안 방문진 이사회가 폐쇄적으로 운영돼 왔다. (고영주 전 이사장 등은) 여러 이유를 대면서 빈번하게 비공개로, 또 불투명하게 운영했다. 가급적이면 공개해야 한다. 공정한 업무 수행에 지장을 줄 때만 제한적으로 비공개하는 것이지, 공개를 원칙으로 투명하게 운영해야 한다. 아울러 MBC는 윤리 경영을 해야 한다. 불법 해고, 부당노동행위가 없어야 하는 건 당연한 것이다. 일반 기업에 견줘도 높은 수준의 도덕성을 보여야 한다. 그런 윤리 경영이 가능할 수 있도록 방문진 역할을 해나갈 것이다. MBC가 불편부당한 방송이 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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