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정부 국가정보원과 공모해 MBC 방송·제작에 불법적으로 관여한 혐의를 받는 김재철 전 MBC 사장이 오는 6일 오전 10시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한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은 지난달 30일 2011년경 국정원 관계자와 MBC 임원들이 결탁해 MBC 방송·제작에 불법적으로 관여한 혐의로 김 전 사장 등 MBC 전·현직 임원진들 주거지와 사무실,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김 전 사장은 이날 압수된 자신의 휴대전화 복원 작업에 참여하기 위해 검찰을 찾았다.

김 전 사장은 “MBC 사장으로 3년1개월 재직하는 동안 부당 인사를 한 적 없다”며 “언론에서는 국정원 관계자가 제게 관련 서류를 줬다고 하는데 국정원 관계자를 만난 적도 없다”고 혐의를 적극 부인했다.

▲ MB 정부 국가정보원의 방송 장악 공모 혐의를 받고 있는 김재철 전 MBC 사장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김 전 사장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사진=이치열 기자
▲ MB 정부 국가정보원의 방송 장악 공모 혐의를 받고 있는 김재철 전 MBC 사장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김 전 사장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사진=이치열 기자
그러나 검찰은 MB 정부 MBC 출입 국정원 담당관이 김 전 사장 등 MBC 경영진을 만나 정부 비판 성향의 제작진과 연예인 퇴출 방안이 담긴 국정원 문건 내용을 구두로 전달한 적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김 전 사장에 대한 기소 여부가 주목됐다.

앞서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가 지난 9월 일부 공개한 MB 국정원의 ‘MBC 장악 문건’(‘MBC 정상화 전략 및 추진 방안’)에 경영진 비판 성향의 기자·PD들에 대한 인사 배제나 퇴출을 기획한 내용이 있어 논란이 일었다.

해당 문건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 지시로 2010년 3월2일 국정원이 작성·보고한 것으로 이날은 김 전 사장 취임 첫날이기도 했다.

이 밖에도 검찰은 지난달 13일 MBC PD수첩을 탄압한 인물로 꼽히는 윤길용 MBC NET 사장을 소환해 조사했다.

이보다 앞서선 김 전 사장의 측근인 전영배 MBC C&I 사장을 출석시켜 장시간 조사했다.

2010년 김 전 사장을 MBC 사장으로 선임했던 김우룡 전 방문진 이사장도 지난달 31일 불법적 방송 개입 혐의로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검찰 안팎에서는 MB 정부의 MBC 장악 의혹과 관련해 상당한 물증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로 재편된 방문진 이사들이 오는 8일 열리는 방문진 임시이사회 안건으로 ‘김장겸 현 MBC 사장 해임 결의건’을 상정해 MBC 정상화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