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직원 10명 가운데 6명이 평균 연봉 1억 원이 넘는 ‘상위 직급’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가운데 70% 이상이 무보직자로 평직원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감사원이 지난 1일 공개한 ‘KBS 기관운영 감사 보고서’를 보면, 올해 7월 기준으로 KBS 상위 직급 직원은 2765명으로 전체 직원(4602명)의 60.1%에 달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관리직급과 1·2직급이 상위직이고  3~7직급이 하위 직급으로 분류된다. 이 가운데 팀·부장을 맡는 2급 직원 규모가 전체의 51.7%에 달했다. KBS 내 상위 직급 비율은 2014년 57.2%에서 매년 57.3%, 58%, 60.1%로 상승했다.

감사원은 지난 2008년과 2014년 두 차례에 걸쳐 2직급 정원을 별도로 정하고 상위직급(2직급 이상) 정원을 감축하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일부 1직급 직원들이 2직급 팀장 지휘·감독을 받으며 복리후생 상담, 체육관 관리, 전세금 대출·사후 관리 업무 등 평직원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2직급 무보직자 중에서도 도서관의 단행본 수집, 사업지사 행정 서무, 화상회의 관리 등 업무 난이도와 책임 수준이 낮은 평직원 업무를 수행하면서 하위직급보다 높은 보수를 받고 있다고도 지적됐다.

이 밖에도 KBS 아나운서들의 외부 행사 부당 참여도 지적 사항으로 꼽혔다. KBS 아나운서들은 KBS 내부 지침에 따라 공익적 외부 행사에 한해 행사 사회자로 참여할 수 있다. 실비를 제외한 사례금은 KBS 수입으로 처리된다.

그러나 KBS 아나운서 43명이 지난 2014~2016년 승인 없이 384회에 걸쳐 영리 목적의 외부 행사 등에 사회자로 참여했고 사례금 8억7000만 원을 개인적으로 수령했다고 지적됐다.

한편, KBS는 1일 공식 입장을 통해 “KBS의 직급 체계 중 2직급은 대졸 신입 사원이 최소 10년 차가 되면 도달할 수 있는 직급으로 조직의 허리 역할을 수행하는 핵심 실무인력”이라며 “2직급 인력 2387명중 직위자(국장급~팀장급)는 25%(603명)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KBS는 “나머지 75%는 보도, 제작, 기술 등 방송·제작 현장의 핵심 인력으로 현업에서 실무를 담당하고 있다”며 “이러한 점들을 고려할 때 2직급을 상위직급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KBS는 “특정 직급 비중이 편중돼 있는 문제점을 해소하고 인력 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직급 체계 개선안을 이미 마련해놨다”며 “앞으로 노동조합과 합의를 도출해 제도를 시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