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문성근씨가 9년 전 SBS 프로그램 하차를 두고 “미심쩍은 정황이 있었다”고 밝혀 당시 상황에 대한 진상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당사자들의 주장은 엇갈리는 상황이다. 

문씨는 지난 20일 국민TV 시사토크쇼 맘마이스에 출연해 “MB 정부 들어와서 (정치권을 떠났다는 데) 해방감을 느끼고 영화, 드라마 여러 개를 하기 시작했다”며 “SBS 16부작 드라마 ‘신의 저울’(2008)에서 오랜만에 좋은 역할을 했다”고 운을 뗐다.

당시 문씨는 SBS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SBS 스페셜’ 내레이션도 맡고 있었다. 문씨는 맘마이스에서 “거기 주 내레이터였다. 4분의 3정도를 하고 나머지 4분의 1정도를 여성분들이 하거나 이런 식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씨는 통보도 없이 하차하게 됐다. 

이에 대해 문씨는 “2008년 11월, 12월 이때쯤에 진성호 의원이라고, 조선일보 문화부장 출신이고 그때 한나라당 의원이었는데. 그 사람하고 신혜식 독립신문 대표라고 있다”며 “그 사람들이 SBS를 찾아가서 ‘문성근을 왜 쓰냐’ 이렇게 된 거죠”라고 말했다.

▲ 10월20일 국민TV 맘마이스 방송화면 갈무리
▲ 10월20일 국민TV 맘마이스 방송화면 갈무리
문씨는 “두 사람은 어떤 자격으로 왔던 건가”라는 질문에는 “그건 모른다"며 "진성호씨는 당시 문화관광상임위 한나라당 의원이었고 신혜식씨는 독립신문 대표인데 둘이 친했나보죠”라며 “그들이 (SBS에) 왔다 간 후에 (제 자리가) 즉각 없어졌다”고 말했다.

진 전 의원과 신 대표는 문씨의 주장을 부인했다. 함께 SBS를 찾아간 적은 있지만 간부급 인사를 만나지 않았고 문씨 하차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지 않았다는 것이다. 진 전 의원은 22일 “상식적으로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일이고 간부를 만나서 그런 이야기도 한 적 없다”고 말했다. 

진 전 의원은 이어 “당시 문화관광상임위 의원이었기 때문에 드라마 제작 현장에 가서 촬영하는 것 보고 (배우들과) 밥 먹고 그런 것”이라며 “(문씨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의) PD나 본부장이나 그런 사람을 만난 적이 없다. 초선 의원이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 대표도 22일 “친한 지인이 출연하는 드라마가 하나 있었다. 잘 아니까 격려차 밥 사준 적은 있었다”며 “지인을 만나러 간 것이다. 말도 안 된다. (문씨를 하차시킬 정도로) 힘이 있었으면 제 지인들 다 출연시키지. 그럴 입장도 아니고 그럴 상황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문씨는 22일 “SBS 내부에 그런 소문이 났다. 그리고 그 즉시 하차했다”며 “(하차이유에 대해서는) SBS측으로부터 이유를 듣지 못했다”고 재반박했다. 문씨는 “(진성호 전 의원이) 신 대표의 지인을 만난 이후, SBS 간부들을 만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도 말했다.

SBS 기자들은 이에 대한 합리적 의심은 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기자는 22일 “당시에 파편적으로 그런 사실이 튀어나올 때는 짐작만 할 뿐이었지만 지금 문건들이 터지는 걸 보면 전혀 근거없는 이야기는 아니었구나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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