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주·김기춘·김삼천, MBC 자회사 골프 접대 의혹
고영주·김기춘·김삼천, MBC 자회사 골프 접대 의혹
지난해 10월 고급 골프장서 고영주-김기춘-김삼천 골프회동, 허연회 iMBC 전 사장이 대납 의혹…고영주 “이용료 송금했다, 주말에 운동으로 회포 푼 것”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이사장이 MBC 자회사인 iMBC 사장으로부터 골프 접대 등 향응을 제공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고 이사장이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문화방송 2대 주주인 정수장학회 김삼천 이사장, 허연회 당시 iMBC 사장(현 부산MBC 사장) 등과 함께 골프를 쳤는데, 고 이사장과 김 전 실장 몫을 허 사장이 지불했다는 주장이다.

17일 오전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김연국)는 서울 마포구 상암 MBC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 이사장의 김영란법 위반 의혹을 제기했다.

MBC본부에 따르면 고영주 이사장은 지난해 10월22일 서울 근교에 위치한 한 최고급 골프장에서 1인당 30만원에 달하는 골프를 쳤다. 이날 함께 친 사람들은 김삼천 정수장학회 이사장, 허연회 당시 iMBC 사장,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다.

이날 골프 비용 가운데 고 이사장과 김 전 실장의 몫을 허 사장이 법인카드와 현금으로 지불했다는 것이 MBC본부의 주장이다. 고 이사장의 그린피는 허 사장이 현금으로 지불했고 김기춘 전 실장의 그린피는 iMBC 명의로 된 법인카드로 결제했다는 것.

▲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사진=이치열 기자.
▲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사진=이치열 기자.
또한 고 이사장과 김 전 실장에게는 홍삼 세트와 MBC 기념품 등의 선물도 건넸다고 덧붙였다. 이에 더해 고 이사장이 골프장에 오갈 수 있도록 iMBC 관용 차량과 기사가 지원됐다고도 MBC본부는 전했다.

고 이사장은 다음날 골프 비용 등 명목으로 50만원을 허 사장에게 송금했다. 김영란법에 따르면 금품 접대를 받으면 반드시 돌려주고 기관장에게 신고해야 하지만 고 이사장은 방문진이나 방송통신위원회 등 어디에도 신고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MBC본부는 고 이사장이 김영란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MBC본부는 또한 자회사 임원으로부터 금품 향응을 받았다면 “이날 호화 골프접대는 형법상 배임 수재에도 해당한다”고 짚었다. 허연회 사장은 올해 김장겸 MBC 사장 체제가 들어선 이후인 지난 3월 부산MBC 사장으로 임명됐다.

MBC본부는 또한 고 이사장이 MBC 재산인 경기도 가평 소재 골프장 무기명 회원권도 여러 차례 사적 용도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이 골프장 회원권은 출연자 섭외와 광고주 행사 등에 사용하며 공식 업무라고 하더라도 사용 가능 횟수에 제한이 있어서 담당 부서 통제 하에 사용해야 한다.

이 골프장은 주말 4인 이용료는 92만 원에 달하지만 무기명 회원권을 사용하면 9만 원에 불과하다. MBC본부에 따르면 고 이사장은 이 회원권을 지난해 4월23일, 5월14일, 6월12일, 8월7일 등 수차례에 걸쳐 사용했다.

언론노조 MBC본부 부산지부에 따르면 허연회 사장은 김기춘 전 실장의 골프비는 허 사장 법인카드로, 고영주 이사장은 현금으로 허 사장 자신이 계산했으며 김삼천 이사장은 김 이사장 본인의 카드로 계산했다고 해명했다.

MBC본부 취재 과정에서 허 사장은 “그날 고 이사장이 (지갑을) 안 갖고 왔을 가능성이 있다. 빌려주는 개념으로 대납했다”고 해명했다.

이후 고 이사장이 50만 원을 허 사장 계좌로 입금을 했고, 김기춘 전 실장의 몫은 김삼천 이사장에게 받아서 바로 다음날 골프장에 가서 현금으로 납부하고 납부한 액수만큼 카드 취소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언론노조 부산MBC 지부는 김 전 실장과 고 이사장, 김삼천 이사장 모두 각각 다른 방법으로 비용이 지불된 이유와, 김 전 실장 몫은 왜 김 이사장이 대신 받아서 지불하는 형식을 취했는지에 대해서는 허 사장이 명확한 답변을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다음은 17일 오후 고영주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고 이사장 포함 김기춘 전 비서실장, 김삼천 정수장학회 이사장, 허연회 당시 iMBC사장과 골프를 쳤는데 왜 쳤는지 궁금하다. 당시 어떤 대화를 나눴나.

“허연회 사장이 치자고 했던 것 같은데 그냥 주말에 운동하는 건데 딱히 이유가 있나. 특별히 무슨 대화가 있진 않았다.”

-국정농단 사태가 밝혀지기 시작할 때인데 당시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국정농단 국면에 대해 전혀 언급이 없었나.

“태블릿 PC 보도가 터지기 전이었고 당시엔 전혀 이슈를 체감하지 못했다. (만났을 때) 조금도 거리낄 만한 일이 없었던 걸로 안다. 검찰에서 총장으로 모셨고 퇴직했으니 만나서 옛날 회포도 푼거다.”

-허연회 당시 iMBC사장과는 어떤 대화를 나눴나. 원래 자주 만나던 사이인가.

“자주 만난다기 보다는 계열사 사장이라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공이 잘 되니 안 되니 하는 얘기하는 것이지 운동하면서 스트레스 받는 얘길 하겠나.”

-김기춘 전 실장은 골프비용을 어떻게 지불했나.

“남이 계산한 건 모르겠다. (나머지) 두 분은 각자 계산한 걸로 알고 있다.”

-고 이사장은 골프 비용을 다시 허연회 사장에게 돌려줬는데.

“(운동 끝나고) 나와서 계산하려고 했더니 누가 계산을 대신 했다고 했다. 그래서 계좌를 알아내서 다음날 바로 넣었다.”

-왜 골프비로 나온 30만원이 아니라 50만원을 허연회 사장 계좌에 넣었나.

“(허 사장이) 선물도 준비했고 자동차도 빌려주고 했으니 여러 가지 합쳐서 넣은 것이다. 돈을 일일이 계산한 건 아니다. (정확히) 몇십 몇만원이니까 이렇게 넣겠다고 할 수 없는 것 아닌가. 이 정도를 내면 내가 추호도 신세졌다는 소리 안 듣겠다 싶었다.”

-돌려준 것 자체가 이미 현장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걸 인지했던 것 아닌가.

“카운터에서 돈 돌려달라, 내 카드로 다시 긁겠다고 하는 게 이상하지 않나.”

-김영란법도 도입된 상황인데.

“하여튼 명백하게 증거를 남겨놔야겠다 싶어서 따로 표시를 한거다.”

-좀 더 구체적으로 계산을 했어야 했던 것 아닌가. 김영란법에 의하면 받았다가 돌려줘도 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방문진이나 방통위에 신고는 안 했나.

“내 것을 내가 낸 것이라고 생각했다. 신고는 안했다.”

-MBC 재산으로 돼 있는 경기도 가평 골프장을 여러 차례 이용한 건 맞나. 어떤 이유로 이용했나.

“몇 번 인지는 정확히 기억 안 나지만 이용했다. MBC에 무기명 회원권이 있어서 저렴하게 운동할 수 있다고 하는데, 우리도 대상이 되느냐고 했더니 된다고 들었다.”

-사용 가능 횟수 제한이 있다는 얘기는 못들었나.

“모르겠다. 그냥 이용할 수 있다는 얘기만 들었다.”

-MBC 재산이고 공적 업무를 위해서만 사용할 수 있는데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주장이 나온다.

“김영란법 이전에는 그런 개념이 없었다. MBC와 한 식구라고 생각했고 그게 MBC에 피해를 준다든지 하는 생각은 전혀 안했다. 있는 걸 활용한 거라고 생각했다. 김영란법 이전에는 (해당 골프장을) 이용했어도 그 이후에는 빌린 적이 없다. 이용권 빌리는 것이 가능한지 논란이 있어서 관련 정부 부처에 질의를 했더니 안 된다고 결정이 나서 그 이후에는 빌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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