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중인 MBC 아나운서들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김연국)가 16일 오후 2012년 파업 참여 아나운서들에 대한 각종 인사 배제 및 차별 조치 혐의로 신동호 MBC 아나운서 국장을 검찰에 고소했다.

신 국장이 2012년 파업 참여 MBC 아나운서들을 직무와 관련 없는 부서로 부당 전보(부당노동행위)하고 노조 가입을 이유로 인사상 불이익(형법상 업무방해)을 줬다는 혐의로 이날 서울서부지검에 고소한 것이다.

김범도, 신동진, 손정은 등 MBC 아나운서들과 언론노조 MBC본부 관계자들은 16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 국장 규탄에 목소리를 모았다. 고소인으로 참여한 MBC 아나운서들은 28명이다.

▲ 파업 중인 MBC 아나운서들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가 16일 오후 2012년 파업 참여 아나운서들에 대한 각종 인사 배제 및 차별 조치 혐의로 신동호 MBC 아나운서 국장을 검찰에 고소했다. 사진=이치열 기자
▲ 파업 중인 MBC 아나운서들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가 16일 오후 2012년 파업 참여 아나운서들에 대한 각종 인사 배제 및 차별 조치 혐의로 신동호 MBC 아나운서 국장을 검찰에 고소했다. 사진=이치열 기자
▲ 파업 중인 MBC 아나운서들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가 16일 오후 2012년 파업 참여 아나운서들에 대한 각종 인사 배제 및 차별 조치 혐의로 신동호 MBC 아나운서 국장을 검찰에 고소했다. 김연국 언론노조 MBC 본부장이 기자회견에서 신동호 국장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 파업 중인 MBC 아나운서들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가 16일 오후 2012년 파업 참여 아나운서들에 대한 각종 인사 배제 및 차별 조치 혐의로 신동호 MBC 아나운서 국장을 검찰에 고소했다. 김연국 언론노조 MBC 본부장이 기자회견에서 신동호 국장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MBC 아나운서들은 성명서를 통해 “신동호는 자신이 아나운서 국장으로 재직했던 지난 5년간 아나운서 국원들을 대상으로 각종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했다”며 “그는 지난 2012년 파업에 참여했던 아나운서들 중 11명의 부당 전보 인사에 직접적으로 관여했다. (신 국장은) 이들을 방송 제작 현장에서도 철저히 배제해 해당 아나운서들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안겨줬다”고 주장했다.

MBC 아나운서들은 “특히 신동호는 부당 전보 발령 시 당사자들에게 사전 고지를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그 사유에 대해서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며 “심지어 부당 전보 발령에 대한 면담 요청에도 자신의 얼굴조차 비추지 않을 만큼 비인간적인 면모도 서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MBC 아나운서들은 “신동호는 또한 아나운서국원들이 부당 전보자들과 교류를 하는지, 아나운서 노조원들의 동향은 어떤지 등을 지속적으로 살피는 등 공영방송 MBC 내에서 동료 아나운서들에게 상상을 초월한 사찰도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 파업 중인 MBC 아나운서들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가 16일 오후 2012년 파업 참여 아나운서들에 대한 각종 인사 배제 및 차별 조치 혐의로 신동호 MBC 아나운서 국장을 검찰에 고소했다. 김상호 MBC 아나운서가 대표로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 파업 중인 MBC 아나운서들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가 16일 오후 2012년 파업 참여 아나운서들에 대한 각종 인사 배제 및 차별 조치 혐의로 신동호 MBC 아나운서 국장을 검찰에 고소했다. 김상호 MBC 아나운서가 대표로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김연국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현재 MBC 전·현직 경영진들의 노동법 위반 혐의에 대한 수사가 이곳(서부지검)에서 진행 중”이라며 “부당노동행위 책임은 전·현직 경영진에만 있지 않다. 불법 행위를 실행한 수많은 실무 간부들이 아직도 MBC에 있다. 실무 간부들 행적 하나하나를 밝히고 책임을 묻겠다고 공언해왔는데 신동호에 대한 고소가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공정방송 파업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MBC 기자·PD·아나운서는 현업에서 쫓겨나 모욕적인 일을 감내해야 했다”며 “파업 이후 MBC 아나운서 11명이 쫓겨났고 12명은 자의반 타의반 MBC를 떠났다. 무너진 MBC 아나운서국에 대해 누군가는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파업 중인 MBC 아나운서들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가 16일 오후 2012년 파업 참여 아나운서들에 대한 각종 인사 배제 및 차별 조치 혐의로 신동호 MBC 아나운서 국장을 검찰에 고소했다. 김연국 언론노조 MBC본부장과 신동진 아나운서 등이 고소장을 들고 검찰 청사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 파업 중인 MBC 아나운서들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가 16일 오후 2012년 파업 참여 아나운서들에 대한 각종 인사 배제 및 차별 조치 혐의로 신동호 MBC 아나운서 국장을 검찰에 고소했다. 김연국 언론노조 MBC본부장과 신동진 아나운서 등이 고소장을 들고 검찰 청사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언론노조 MBC본부 법률 대리인인 신인수 변호사는 “신동호 국장이 왜 자기 동료 선후배들을 업무와 무관한 곳으로 쫓아냈는지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정당했던 노조 조합원들의 단체 행동을 이유로 인사상 불이익을 주고 부당 전보를 낸 것은 대표적 부당노동행위”라고 말했다.

신 변호사는 “지금껏 검찰은 부당노동행위 수사에 미온적이었다”며 “이제라도 제대로 실체적 진실을 밝혀 법치주의가 살아있음을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래는 MBC 아나운서들의 16일자 성명 전문. 

▲ 파업 중인 MBC 아나운서들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가 16일 오후 2012년 파업 참여 아나운서들에 대한 각종 인사 배제 및 차별 조치 혐의로 신동호 MBC 아나운서 국장을 검찰에 고소했다. 김범도 아나운서(오른쪽)와 손정은 아나운서가 고소장 접수를 위해 서울서부지검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 파업 중인 MBC 아나운서들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가 16일 오후 2012년 파업 참여 아나운서들에 대한 각종 인사 배제 및 차별 조치 혐의로 신동호 MBC 아나운서 국장을 검찰에 고소했다. 김범도 아나운서(오른쪽)와 손정은 아나운서가 고소장 접수를 위해 서울서부지검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성명 전문]

MBC 아나운서 28명과 전국언론노조 문화방송 본부는 오늘 자로 신동호를 고소한다.

사유는 다음과 같다. 신동호는 자신이 아나운서 국장으로 재직했던 지난 5년간 아나운서 국원들을 대상으로 각종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하였다.

그는 지난 2012년 파업에 참여했던 아나운서들 중 11명의 부당전보 인사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였고, 이들을 방송제작현장에서도 철저히 배제하여 해당 아나운서들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안겨주었다.

특히 신동호는 부당전보 발령 시 당사자들에게 사전 고지를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그 사유에 대해서도 전혀 언급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부당전보 발령에 대한 면담요청에도 자신의 얼굴조차 비추지 않을 만큼 비인간적인 면모도 서슴지 않았다.

신동호는 또한 아나운서국원들이 부당전보자들과 교류를 하는지, 아나운서 노조원들의 동향은 어떤지 등을 지속적으로 살피는 등 공영방송 MBC 내에서 동료 아나운서들에게 상상을 초월한 사찰도 자행하였다.

또한 납득할 수 없는 부당한 인사평가와 비민주적인 공포분위기를 통해 누구든 언제라도 아나운서국에서 쫓겨날 수 있다는 불안감까지 심어주었다.

마이크 앞에 서는 것을 업으로 하는 아나운서들 입에 재갈을 물려 ‘자유롭게 말할 권리’ 마저 빼앗은 것이다.

우리는 이를 민주주의의 근간이자 생명인 언론자유를 심각하게 가로막은 폭거이며 더 이상 신동호 스스로 언론인이기를 포기한 만행으로 간주하는 바이다.

이 밖에도 신동호는 라디오뉴스를 비롯해 아나운서 업무의 핵심이자 정체성의 근간을 이루는 프로그램에 사측이 외부 인력을 투입할 때에도 아나운서국장으로서의 책임을 회피하고 직무를 유기하였다.

또한, 많은 아나운서들이 굴욕적인 ‘면벽근무(面壁勤務)’로 퇴사하는 등 조직이 풍전등화의 위기임에도 오로지 자신의 영전만을 추구하였다.

그 결과 지난 2010년 김재철 체제 이후 신동호가 아나운서국에서 맡았던 보직 부장 3년, 보직 국장 5년이라는 전무후무한 기간은 MBC 아나운서국 몰락의 역사와 궤를 같이 했다.

결국 신동호는 최근 드러난 국정원 문건대로 MBC 내부 비판세력들의 싹을 잘라 영구 퇴출시켜 MBC DNA를 바꾸려던 경영진들의 충견이자 공범자였던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MBC 부당노동행위와 관련해 아나운서들을 업무 연관성이 전혀 없는 엉뚱한 곳으로 발령 낸 것을 그 대표적 사례로 밝힌 바 있다.

더군다나 국정원이 MBC 와해 공작이 담긴 문건을 김재철 전 사장에게 전달한 정황이 드러난 이 시점에 우리는 더 이상 지체 없이 아나운서들 28명과 전국언론노조 문화방송 본부의 이름으로, 온갖 악행과 부당노동행위를 저지른 신동호가 법의 심판을 받기를 바라는 바이다.

무너진 MBC와 MBC 아나운서국의 재건을 위해선 지난 과오를 철저히 규명하고 그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며, 공영방송 MBC가 다시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도 우리 내부의 대오각성(大悟覺醒)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을 굳게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미 경영진이 법의 심판대에 선 만큼 이제는 신동호와 같은 공범자도 법의 정당한 심판을 받아야 마땅하다.

끝으로 우리가 신동호를 고소하는 것은 다시는 한 사람의 비뚤어진 욕망에 의해 이처럼 참혹한 언론의, MBC의, MBC 아나운서의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며 반면교사로 삼는다는 절실한 심정이 담겨있다는 점을 밝히는 바이다.

2017. 10. 16.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문화방송 아나운서 28명 (사번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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