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주간지 시사인이 창간 10주년을 맞아 은퇴한 원 시사저널 기자들이 지면제작에 참여한 듀얼 커버스토리 특집호를 펴냈다. 

앞표지와 뒤표지가 각각 다른 버전의 지면으로 OB지면 48페이지, YB지면 48페이지로 나뉘었다. OB지면에는 김상익·이문재·서명숙·장영희 기자 등 15명이 제작에 참여했으며 김훈 전 시사저널 편집국장은 인터뷰에 응했다. OB지면은 옛 레이아웃 방식을 따랐다. OB세대는 1990년대 시사주간지의 황금기를 누린 이들이다. 시사저널은 1989년 창간 이후 1년 만에 정기구독자 10만 명을 넘어서며 인기를 모았다. 그러나 이젠 디지털 퍼스트 구호 아래 시사주간지 시장 자체가 붕괴하고 있는 추세다. 

듀얼 커버스토리를 펴낸 고제규 시사인 편집국장은 특집호에서 “선배들은 팩트 신봉주의자였다. 지금의 시사인이 시사주간지 유가 부수 1위를 유지하는 비결은 그 선배들이 만든 전통”이라고 강조한 뒤 “일간지 기자들은 40대만 되어도 현장을 떠난다. 선배들로부터 이어온 저널리즘 전통이 단절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디지털 햇볕이 어떤 식물은 튼튼하게 하지만 또 어떤 식물은 고사시킨다. 그렇다고 피할 수 없다. 선배들의 뿌리에 기댄 우리는 기필코 열매를 맺을 것”이라 다짐했다.

▲ 듀얼커버스토리로 제작한 시사인 창간 10주년 기념 특별호.
▲ 듀얼커버스토리로 제작한 시사인 창간 10주년 기념 특별호.
이번호에서 OB편집국장을 맡은 김상익 전 시사저널 기자는 “10년 전 후배들이 시사저널에서 파업을 하고 시사인을 창간하기까지 어려운 시기에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등을 밀었다. 선후배 간의 끈끈한 연대의식이 이번 특별 지면을 가능케 해주었다”고 밝혔다. 서명숙 전 시사저널 기자는 OB지면에서 11년 전 시사저널 파업사태를 돌이켰고, 김훈 전 시사저널 편집국장은 인터뷰를 통해 후배들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김 전 국장은 “나는 한국의 모든 언론이 치명적 결함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당파성에 있다고 본다. 언론은 당파성 프레임의 정상에서 권력화 되어 간다. 서로 자기 당파성을 가지고 있으면서 자기 당파성을 정의라 말한다. 그걸 정의라고 말하기 때문에 언어가 소통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후배 기자들을 향해 “당파성의 언어나 신념의 언어를 버려야 한다. 이제는 과학의 언어, 사실의 언어로 돌아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위기의 독립언론’이란 첫 커버스토리로 2007년 9월 창간호를 냈던 시사인은 창간 10주년을 맞아 ‘저널리즘의 미래를 묻다’ 특별기획 시리즈를 시작했다. <프로퍼블리카>, <디인터셉트> 등 차별화와 탐사보도로 성공한 매체를 연속 보도하고 있으며 곧 <슈피겔>, <가디언>, <엘파이스> 등 현지 취재의 결과물도 나올 예정이다. 시사인은 오는 12월4일 창간 10주년 행사로 탐사보도와 저널리즘의 미래를 주제로 한 ‘시사인 저널리즘 콘퍼런스’도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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