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방송 장악 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국가정보원 전담 수사팀이 13일 오후 MBC PD수첩을 탄압한 인물로 꼽히는 윤길용 MBC NET 사장을 소환해 조사 중이다.

지난달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가 일부 공개한 MB 국정원의 ‘MBC 장악 문건’에 비판 성향의 기자·PD들에 대한 인사 배제나 퇴출을 기획한 내용이 있어 논란이 일었다.

최근까지 공개된 국정원 방송 장악 문건은 2009년 말에서 2011년 사이 작성된 것으로 이 시기는 김재철 전 MBC 사장 재임 기간과 겹친다. 

국정원은 2010년 11월 무렵엔 PD수첩을 대표했던 최승호 PD(2012년 MBC 파업 과정서 해고·현 뉴스타파 앵커)에 대한 전출 계획 문건을 ‘VIP 일일보고’로 작성했다.

▲ 윤길용 MBC NET 신임 사장.
▲ 윤길용 MBC NET 신임 사장.
실제 최 PD 전출은 문건 작성 4달 뒤인 2011년 3월 이뤄졌다. 김 전 사장과 고등학교·대학교 동문인 윤길용 당시 MBC 시사교양국장은 김태현 PD수첩 CP, 홍상운 PD수첩 MC, 최승호·박건식·전성관·오행운 PD수첩 PD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김 전 MBC 사장이 2011년 2월 연임한 직후 이뤄진 대대적 ‘물갈이 인사’였다. 이 때문에 MBC PD들 사이에서는 PD수첩 인사에 MB 정부 국정원이 개입했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날 오후 1시 50분께 검찰에 출석한 윤 사장은 ‘최승호 PD를 내보내는 데 위에서 지시받았느냐’, ‘김재철 전 사장 지시였느냐’ 등 질문에 대해 “결정은 내가 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 사장은 PD수첩 PD들에 대한 인사 조치를 “공정한 인사”라고 말했고, 국정원 지시나 관계자 접촉 여부에 대해서는 “전혀 없다”고 했다.

윤 사장은 부인했지만 검찰은 국정원과의 접촉 여부 등을 집중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지난 10일 김 전 사장의 또 다른 측근인 전영배 MBC C&I 사장을 출석시켜 장시간 조사했다.

당시에도 검찰은 전 사장에게 국정원 관계자와의 접촉 여부와 논의 내용 등을 물었으나 전 사장은 의혹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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