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 경인TV가 지난달 20일 대표이사 모집 공고를 낸 가운데 또다시 대주주 입김이 반영된 인사가 대표로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성재 부회장과 최동호 대표이사는 지난달 초 사의를 표명했다. OBS는 오는 16일까지 대표이사 지원을 받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OBS희망조합지부(지부장 유진영)는 지난달 20일 “사장 공모를 서두를 때인가”라며 “재허가 조건 이행과 책임 경영 체제 확립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대주주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소유-경영 분리에 대해 고민하는 게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OBS지부는 11일 “사측이 사장추천위원회도 꾸리지 않은 채 졸속으로 사장 공모할 때부터 분명히 말했다”며 “최근 파악한 정보를 종합하면 우려는 점점 기정사실로 굳어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OBS지부에 따르면 방송가와 지역사회에선 OBS 차기 대표이사로 권혁철 경인방송(iFM) 대표이사가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언론노조 OBS희망조합지부가 9월12일 오전 고용노동부 부천지청 앞에서 김성재-최동호 등 OBS 경영진을 비판하고 있다. 사진=장슬기 기자
▲ 언론노조 OBS희망조합지부가 9월12일 오전 고용노동부 부천지청 앞에서 김성재-최동호 등 OBS 경영진을 비판하고 있다. 사진=장슬기 기자

최근 OBS 경영에서 물러나겠다고 한 김성재 부회장은 현재 경인방송 회장이다. OBS지부는 “김성재 부회장이 물러난 지 한 달, 새 사장을 뽑겠다더니 다시 김성재 체제로 복귀하겠단 말인가”라며 “(대주주인 영안모자) 백성학 회장과 김성재 부회장(iFM 회장), 김성재 부회장과 권혁철 사장의 관계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 지난해 말에는 김성재 부회장이 직접 권혁철 사장을 영입해 ‘OBS를 접수’하려 한다는 말까지 나돌았다”고 비판했다.

OBS지부는 “만일 이 같은 소문이 사실이라면 꼭두각시 사장을 내세워 ‘황제 경영’을 지속해 나가겠다는 ‘방송 장악 음모’에 다름 아니”라며 “백 회장은 반언론적이며, 반노동적 인사의 사장 내정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권 대표에 대해선 법정 관리 상태의 회사를 살렸다는 우호적인 평판도 있다. OBS지부는 “하지만 그것은 오로지 엄청난 희생을 감내하며 ‘영업’ 전선으로 내몰렸던 직원들의 공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경인방송은 매년 송도맥주축제 수익사업을 여는데 이 때 언론인들도 동원한다.

OBS지부는 “또 최근 육아휴직 다녀온 직원을 지속적으로 괴롭히다 해고까지 하는 등 반노동적 경영의 극치를 보이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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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S지부는 “재허가 시한을 불과 두 달여 앞둔 OBS에 시급한 문제는 방통위 재허가 조건의 무조건적인 이행이지 노골적인 방송 사유화 야욕을 노출할 때는 아니”라며 “책임경영은 방송독립의 출발점”이라고 주장했다.

OBS 사측은 내정설을 부인했다. OBS 관계자는 11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과거 최동호 대표이사가 오기 전에도 노조에서 그런 얘기(권혁철 대표이사 내정설)를 한 적이 있었다”며 OBS지부의 이날 주장에 대해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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