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정부 국가정보원이 2010년 3월 작성·보고한 MBC 장악 문건(‘MBC 정상화 전략 및 추진 방안’) 내용 일부가 지난달 공개됐을 때 언론계에서는 ‘내부자들’에 주목했다.

김재철 전 MBC 사장 취임에 맞춰 작성된 이 문건은 ‘좌편향 인물과 문제 프로그램 퇴출→노조 무력화→민영화’로 이어지는 MB 정부의 MBC 장악 시나리오였다.

MBC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MBC 내 조력자가 없다면 국정원이 MBC 기자·PD들의 성향을 세세히 구분해 ‘좌파’ 인력 퇴출과 비판 프로그램 폐지를 기획하고 이를 청와대에 보고하는 작업이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아울러 김재철 전 사장 등 MBC 언론인들에 대한 인사 탄압을 주도한 MBC 경영진의 국정원 접촉 여부에도 이목이 집중됐다.

내부자들에 대한 단서는 지난 10일 검찰 조사에서 찾을 수 있었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전담 수사팀은 이날 김 전 사장 측근 전영배 MBC C&I 사장을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전 사장에게 MB 청와대와 국정원이 공모해 인사 개입을 비롯한 MBC 장악을 시도한 정황이 담긴 문건을 제시하며 국정원 관계자와의 접촉 여부와 논의 내용 등을 물었으나 전 사장은 의혹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 전영배 전 MBC 보도본부장(현 MBC C&I 사장)은 MB 정부 실세였던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고교 1년 선배이자 서울대 정치학과 동기다. 이 전 수석은 전 사장이 2011년 2월 보도본부장에 임명되기 한 달여 전 언론 특보로 MB 청와대에 복귀했다.
▲ 전영배 전 MBC 보도본부장(현 MBC C&I 사장)은 MB 정부 실세였던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고교 1년 선배이자 서울대 정치학과 동기다. 이 전 수석은 전 사장이 2011년 2월 보도본부장에 임명되기 한 달여 전 언론 특보로 MB 청와대에 복귀했다.
전 사장은 MBC 구성원들 사이에선 편파 보도 장본인으로 2012년 170일 파업 유발자라는 평가지만 김 전 사장이나 이진숙 대전 MBC 사장, 김장겸 현 사장에 비하면 인지도가 떨어지는 인물이다.

그러나 언론노조 MBC 본부 측은 전 사장이 MBC 담당 국정원IO(Intelligence Officer·국내 정보 담당관)들과 접촉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연국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11일 오전 총파업 집회에서 “추석 연휴 전 MBC 담당 국정원 정보 담당관들이 검찰에 소환됐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검찰이 이들을 조사한 뒤 전영배를 소환한 것에 비춰보면 그가 (국정원 직원들과) 접촉했을 개연성이 높다”고 말했다. 검찰이 국정원 정보 담당관들 진술을 바탕으로 전 사장을 소환했다는 주장이다.

전 사장은 엄기영 전 MBC 사장 시절인 2009년 3월 보도국장으로 임명된 뒤 신경민 당시 뉴스데스크 앵커(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교체를 강행해 논란을 부른 인물이다. 

그는 2011년 2월 김재철 전 사장이 연임 직후 단행한 인사에서 보도본부장에 임명됐다. 곧바로 이어진 국·부장단 인사에서 정치부장을 꿰찬 이가 김장겸 MBC 사장이다. 

전 사장은 MB 정부 실세였던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고교 1년 선배이자 서울대 정치학과 동기다. 이 전 수석은 전 사장이 보도본부장에 임명되기 한 달여 전 언론 특보로 MB 청와대에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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