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창석 서울대병원 병원장이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에 “본인을 기관장으로 인정하지 않으면 교섭하기 어렵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고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일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서창석 병원장이 노조로부터 퇴진요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교섭의 조건으로 자신에 대한 퇴진요구를 철회할 것을 내건 것이다.

서 병원장이 퇴진을 요구받는 이유는 그가 최순실 국정농단사태에 깊숙이 개입되었다는 지적이 있기 때문이다. 산부인과 전문의인 서 원장은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의 주치의였으며 그가 주치의였던 시절 청와대에 비아그라와 영양주사 등 의약품 구입 비용이 전임 주치의 때보다 2배 가까이 높아져 의문을 자아냈다.

아울러 서 원장이 서울대병원장에 당선됐을 당시 청와대가 다른 후보자들의 인사검증 자료를 과도하게 요구하는 등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으며 최순실의 단골 의사인 김영재 김영재의원 대표와 서울대병원을 연결해준 ‘민원창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 지난 10월11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서창석 서울대병원장.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지난 10월11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서창석 서울대병원장.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이에 서울대병원 노조 측은 지난달 19일 “서창석 병원장 퇴진을 통해 서울대병원의 의료적폐를 청산하고 국가중앙병원으로서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우선시 하는 공공병원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히며 서 병원장의 퇴진을 공식 요구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서울대병원 노조는 병원 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도 함께 요구했다.

이 와중에 서창석 병원장이 공문을 통해 교섭을 하려면 자신을 병원장으로 인정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서울대병원 측은 노사협의회를 불과 사흘 앞두고 ‘노동조합 문제에 대한 회신 및 조합 입장 요청’ 공문을 통해 병원장 거취문제를 노사협의회 석상 또는 직후에 진행하지 않겠다는 회신을 요구하는 한 편, “퇴진 내용을 포함한 단체교섭, 노사협의회, 논의 및 면담을 진행·요청할 경우 다른 대안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노웅래 의원은 “국정농단에 연루된 핵심인사를 청산하지 않은 부작용으로 보이며, 사실상 노조의 헌법상 보장된 노동권을 무시하는 협박성 문건”이라고 지적하며 “엄중 처벌했어야 할 의료적폐 세력이 퇴진은 커녕 버티기로 일관하는 것도 모자라 노조의 기본권마저 탄압하고 있는 것은 적반하장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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