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택 여수 MBC 사장이 ‘5·18 북한군 개입설 팩트’를 주장했다는 이야기가 알려지면서 지역 사회가 들끓고 있는 가운데,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28일 특보를 통해 심 사장의 5·18 폄하 발언이 나온 자리에 있던 프리랜서 작가들의 증언을 공개했다.

28일 언론노조 MBC본부 특보와 같은 날 광주광역시의회에서 열린 여수 MBC 프리랜서 작가들의 기자회견을 종합해보면 심 사장은 지난 5월23일 오후 프리랜서 작가 6명과 공식적으로 첫 대면을 가졌다.

논란의 5·18 발언은 작가 한강의 소설집 ‘여수의 사랑’ 등 책 이야기를 나누던 중 나왔다. 심 사장은 “전두환 회고록 읽었는데 재미있었다”며 읽어볼 것을 작가들에게 권유했다. 그는 또 “전두환은 멋진 사람”이라며 “오해를 하는 부분이 많다”고 주장했다.

▲ 심원택 여수 MBC 사장이 ‘5·18 북한군 개입설’을 사실이라고 주장했다는 이야기가 알려지면서 지역사회가 들끓고 있다. 광주 5월 단체들은 지난 25일 여수 MBC를 항의 방문하고 심 사장의 사과를 촉구했다. 사진=언론노조 여수MBC 지부 페이스북
▲ 심원택 여수 MBC 사장이 ‘5·18 북한군 개입설’을 사실이라고 주장했다는 이야기가 알려지면서 지역사회가 들끓고 있다. 광주 5월 단체들은 지난 25일 여수 MBC를 항의 방문하고 심 사장의 사과를 촉구했다. 사진=언론노조 여수MBC 지부 페이스북
심 사장은 “역사적 조명을 할 때 어느 한 편의 기록이 있다면 전두환 편에서 본 기록도 있다”며 “그것도 정당하고 인정해줘야 한다. 자서전에 언급된 북한군 개입설도 팩트일 수 있다. 전두환 회고록이 맞다고 생각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심 사장은 또 “왜 광주 사람들만 피해자라고 생각하느냐. 전두환도 피해자”, “왜 광주 사람들 눈으로 본 것만 맞다고 보느냐”고 했고, 그는 전두환 부인 이순자씨에 대해서도 “이순자 자서전도 재미있게 읽었다. 이순자도 괜찮은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논란의 심 사장 발언을 직접 들은 여수 MBC 프리랜서 작가들은 28일 오전 광주광역시의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장에서 나온 발언과 당시 들었던 생각들을 밝히기도 했다. 프리랜서 작가들은 공통적으로 “발언을 들으면서 자괴감과 모욕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심 사장은 지난 25일 5·18 폄하 및 전두환 미화 발언에 여수 MBC를 항의 방문한 5·18 민주화운동 관련 시민단체들 앞에서 “증거를 가지고 오라”며 “5·18 북한군 개입설 발언이 사실이면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심 사장은 지난 4월 언론노조가 꼽은 ‘언론장악 부역자’에 오른 인물이다. 2013년 MBC 시사제작2부장 시절 당시 정부·여당 비판 아이템 검열로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그가 보도 책임자로 있던 시사매거진 ‘2580’에선 4대강 관련 업체들의 담합과 비자금 문제, NLL 심층 취재, 삼성 노조 결성, 대선 기간 투표시간 연장 관련 기사 등이 ‘취재 불가 판정’을 받거나 대폭 축소됐다.

심 사장은 당시 정부·여당 비판 아이템을 발제하는 기자들을 “종북 좌파”로 매도하거나 인사 최하 등급(‘R등급’)을 부여하는 등 왜곡된 언론관을 갖고 있는 간부로 꼽혀 왔다. 현 언론노조 MBC본부장인 김연국 기자 역시 국정원을 취재하다가 그로부터 R등급을 받았다.

▲ 언론노조 MBC본부는 지난 20일 총파업 특보를 통해 심원택 여수 MBC 사장의 언행을 비판했다. 사진=언론노조 MBC본부 특보
▲ 언론노조 MBC본부는 지난 20일 총파업 특보를 통해 심원택 여수 MBC 사장의 언행을 비판했다. 사진=언론노조 MBC본부 특보
아래는 언론노조 MBC본부가 공개한 프리랜서 작가들(A~D씨) 증언이다.

참석자 A씨 증언

심원택 사장 : “전두환 회고록 읽었는데 재미있었어요. 읽어보세요.”

참석자 A씨 : “사서 읽으셨어요?”
심원택 사장 : “사서 읽지.”
참석자 A씨 : “그것을 구입하면 인세가 전두환한테 가기 때문에 아까워서 못 삽니다.”
심원택 사장 : “인세가 저자에게 가는 건 당연한데 왜 아깝느냐. 나는 감명 깊게 읽었어요.”
참석자 B씨 : “어떤 부분을 그렇게 감명 깊게 읽으셨어요?”
심원택 사장 : “전두환 멋진 사람이에요. 오해를 하는 부분이 많다고 봐요.”

참석자 B씨 증언

참석자 B씨 : “어느 대목이 그렇게 감명 깊으셨어요?”

심원택 사장 : “전두환이 멋져, 멋진 사람이야. 내가 기자 생활을 오래하면서 전두환도 취재하고 했었는데 백담사를 찾아간 적도 있다. 불도 안 들어오고 추운 방에서 지내고 있더라. 거기서 생활한 것 보니까 사람이 안쓰럽더라. 여러분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데, 잘한 건 잘했다고 해줘야지. 전두환이 잘한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을 해줘야지. 전두환이 처음부터 대통령이 될 생각이 없었어요.”

참석자 C씨 증언

심원택 사장 : “역사적인 조명을 할 때 어느 한 편의 기록이 있다면 전두환의 편에서 본 기록도 있다. 그것도 정당하고 인정해줘야 한다. 자서전에 언급된 북한군 개입설도 팩트일 수 있다. 전두환 회고록이 맞다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심원택 사장 : “전두환은 절대로 정권을 찬탈할 의지가 없었고 대통령이 될 생각도 없었다. 나는 그 생각이 맞다고 본다. 왜 광주 사람들만 피해자라고 생각하느냐. 전두환도 피해자다.”

심원택 사장 : “한 가지 역사적 사건을 광주 사람의 눈으로 본 것과 다른 사람의 눈으로 본 것이 있을 수 있는데 왜 광주 사람들의 눈으로 본 것만 맞다고 보느냐?”

참석자 D씨 증언

심원택 사장 : “전두환 멋진 사람인데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제대로 평가돼야 한다.” “이순자 자서전도 재미있게 읽었어요. 이순자도 괜찮은 사람이에요. 한 번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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