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 댓글 공작을 벌인 국군사이버사령부(사이버사) 530단이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로 온라인 매체를 설립하고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는 등 ‘대북 심리전’이라는 창설 목적과 무관한 콘텐츠 사업을 벌여왔다고 한겨레가 보도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들은 27일 청와대 회동을 통해 안보와 정책현안 등을 논의할 ‘여·야·정 국정 상설협의체’를 빠른 시일 안에 구성하기로 했다.

사이버사, 언론사 세워 ‘대선 여론조작’ 나섰나

한겨레는 27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군 사이버사가 대선 7개월 전인 2012년 5월 ‘포인트뉴스’라는 이름의 민간 인터넷 언론사를 세워 운영하고 ‘독도디펜스’등 복수의 모바일 게임을 제작했다고 전했다.

국정원이 보수 성향의 언론 매체인 ‘미디어워치’ 창간과 광고수주를 지원한 사실은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의 조사로 확인됐지만, 보수 정권 여론 공작의 중추인 사이버사와 국정원 등에서 직접 언론사를 만든 사실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의원의 설명에 따르면 사이버사는 ‘사이버 우호세력 결집’을 목표로 2011년 인터넷 언론사 ‘포인트뉴스’ 설립을 계획해 2011년 1400만원, 2012년 1억6000만원, 2013년 2억8000만원 가량의 예산을 투입했는데 이는 모두 국정원 특활비에서 나온 돈이다.

▲ 한겨레 3면기사 갈무리.
▲ 한겨레 3면기사 갈무리.
‘포인트뉴스’는 사이버사의 댓글 공작과 연계성을 갖고 운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한겨레는 추측했다. 트위터에서 ‘spoon1212’라는 아이디를 쓰던 사이버사 요원은 2013년 ‘[인물] 김병관 국방부 장관 내정자, 한미관계 정통한 전략통’이라는 제목의 ‘포인트뉴스’ 기사를 링크하고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꼭 돌아가길”이라고 적었다.

김기현 전 사이버사 530단 총괄계획과장도 검찰조사에서 “박근혜 정부도 김병관 후보자를 칭찬하는 댓글을 달라는 등 댓글 공작 지시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2013년 10월 언론보도로 사이버사의 댓글 공작이 폭로되면서 군검찰의 수사가 시작되자 2014년 6월 ‘포인트뉴스’에 접속하는 두 개의 도메인은 폐쇄됐고 사업자 등록이 말소됐다고 한겨레는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이 매체가 당시 어떤 내용의 콘텐츠를 만들어 유통했는지는 확인이 어렵다.

한반도 긴장완화 위해 여야정 협의체 만든다

문재인 대통령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 겸 권한대행,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27일 오후 청와대에서 만찬회동을 갖고 한반도 평화회복 등을 위한 5개항의 공동 발표문에 합의했다.

이들은 공동발표문에서 “북한은 도발을 즉각 중단하고 평화와 비핵화의 길로 나올 것을 촉구한다”며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를 철저히 이행하며 한-미 동맹을 강화하고, 확장 억제의 실행력 제고를 포함한 대북 억지력 강화를 위해 노력한다”고 밝혔다.

▲ 경향신문 1면 사진기사 갈무리.
▲ 경향신문 1면 사진기사 갈무리.
이어 “한반도에서 전쟁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 북한 핵 문제를 포함한 안보 현안을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한다”며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국회의 초당적 역할이 중요하며, 정부가 이를 적극 지원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문 대통령과 4당 대표들은 초당적 대처를 위해 ‘여·야·정 국정 상설 협의체’를 조속히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야당 대표들은 또한 정부의 안보 위기 대응이 미흡하다며 외교안보라인의 교체 및 쇄신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이날 회동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단독 회동을 주장하며 불참했다.

주요 일간지들은 문재인 대통령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대선 직후 첫 만남이라는 점도 주목했다. 특히 조선일보는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의당의 상징인 초록색 넥타이를 맸다며 기사 제목을 “초록색 넥타이 맨 文 대통령 국민의당 색깔로 ‘안철수 예우’”라고 달았다.

김앤장, 하루 2.6명꼴 공정위 드나들었다

김앤장법률사무소 등 국내 대형 로펌과 삼성전자 등 대기업 소속 직원들이 지난 5년간 수백명에서 많게는 3000명 넘게 공정거래위원회를 방문했다고 경향신문이 보도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부세종청사 관리본부에서 제출받은 ‘2013~2017 대기업·로펌의 공정위 출입·방문기록’을 보면 김앤장 관계자들은 2013년부터 올해 9월10일까지 3168명이 공정위를 방문했다. 주말과 공휴일을 빼면 일년 동안 하루에 2.6명 꼴로 공정위를 찾은 셈이다.

▲ 경향신문 1면 기사 갈무리.
▲ 경향신문 1면 기사 갈무리.
삼성전자는 지난 5년 간 618명이 공정위를 방문했다. 현대자동차(211명), SK텔레콤(204명), 롯데마트(160명), LG전자(153명) 등도 공정위와 접촉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공정위 관계자는 “찾아와 사건을 설명하겠다고 하면 제도적으로 막을 방법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삼성전자는 공정위에 회부된 사건도 최근 5년간 거의 없었다. 공정위가 회의 참석을 요구하거나 다른 기업을 조사하면서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 참고인으로 부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불순한 의도가 있었다면 밖에서 따로 만나지 않았겠냐”고 해명했다.

경향신문은 “기업 불공정 행위를 감사하던 관료들이 로펌에 재취업해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현실에서 공정위를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었다는 사실은 공정위의 신뢰를 갉아먹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출입 자체가 곧 불법 로비라고 볼 수는 없다. 다만 경향신문에 따르면 일반 중소기업의 경우 공정위 사무관을 만나기도 쉽지 않고, 출입 기록에 적힌 방문대상 이외에 다른 관계자를 만났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MBC, 뉴스 없는 ‘뉴스 녹화방송’ 틀었다

MBC가 아침과 저녁 뉴스를 ‘녹화 방송’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인력이 부족해지자 사전에 녹화한 뉴스로 방송을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유례없는 파행에도 MBC를 관리·감독하는 방송문화진흥회는 방송통신위원회의 검사·감독을 위한 자료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지난 26일부터 MBC 내 보도국 벽에는 ‘뉴스투데이’와 ‘이브닝뉴스’를 녹화로 제작하겠다는 공지가 붙었다. 이는 뉴스센터를 담당해오던 기술감독들이 추가로 파업에 동참하면서 인력이 부족해지자 ‘녹화 뉴스’를 결정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방문진은 이러한 상황에도 “오는 29일까지 조직 현황, 회의록, 예산집행 내역, 자체감사 내역 등의 요구자료를 제출하라”는 방통위의 요구에 일단 응하지 않을 계획이다.

청탁금지법 시행 1년, 엇갈린 조간들의 평가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 1년을 맞는 28일자 일부 조간에는 김영란법 평가 기사가 실렸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등은 청탁금지법으로 소규모 자영업자에 피해가 돌아온 상황을 부각했고 한겨레는 처벌이 약해 법을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기업 접대비가 줄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지난 1년 간 국내 농축산·화훼 농가 등은 청탁금지법의 직격탄을 맞았다”며 이들의 피해를 강조했다. 또한 한산한 모습의 양재동 화훼공판장 사진을 함께 실었다.

동아일보는 “접대 고민 사라져 좋지만…미풍양속까지 오해받아 답답”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청탁금지법을 위반한 사람들의 사연을 전했다. 한 회사원 A씨는 세무서 공무원에게 5만 원짜리 우편환을 보내 법을 어겼는데, 동아일보는 “수차례 민원을 넣으며 얼굴을 익혔는데 결혼을 모른척 할 수가 없었다”는 A씨의 해명도 전했다.

▲ 동아일보 6면 기사 갈무리.
▲ 동아일보 6면 기사 갈무리.
동아일보는 또한 청탁금지법 1년만에 매출이 떨어져 수십년 전통 음식점들이 잇달아 문을 닫았다고도 보도했다.

반면 한겨레는 “실제 법 적용과 별도로 부정청탁금지법이 채용 청탁에 미치는 일종의 ‘예방 효과’만큼은 분명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청탁자나 청탁을 전달한 공무원에게는 형사처벌이 아닌 과태료만 부과하게 돼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예방을 넘어 실제 형법상 업무방해 등의 법 적용을 보완해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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