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22일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이사장 고영주) 검사·감독에 착수한 가운데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방통위 의지와 역량을 판단할 수 있는 상징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19일째 파업 중인 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김연국)는 이날 성명을 통해 “MBC를 관리 감독해야 할 방문진은 이미 존재 이유를 상실한 지 오래”라며 “MBC 구성원 수백 명을 일터에서 배제하고 징계를 남발하는 불법적인 ‘부당노동행위’가 자행되는 동안 이를 수수방관하고 심지어 부추겨왔다”고 지적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방문진은 사원들을 ‘근거 없이 해고했다’는 백종문(현 MBC 부사장) 범행 자백 녹취록을 무시했고, 김장겸 MBC 사장이 보도 책임자로 재직할 당시 보도·시사 부문의 공정성 문제 등을 지적한 경영평가보고서마저 폐기해 법적 의무를 팽개쳤다”며 “방문진은 사실상 MBC 경영진과 ‘한 몸’이자 ‘이익 공동체’였다”고 지적했다.

▲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들(왼쪽)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방송문화진흥회를 방문해 임무혁 방문진 사무처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들(왼쪽)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방송문화진흥회를 방문해 임무혁 방문진 사무처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언론노조 MBC본부는 “방통위는 ‘식물 기관’으로 전락한 방문진을 신속하고 철저히 검사·감독하라”며 “방문진 이사들의 수많은 직무 유기와 위법행위를 밝혀내 반드시 문제 인사들을 해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통위 관계자들은 22일 오전 직접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방문진을 찾아 29일까지 업무 자료를 제출하라고 밝혔다.

방문진이 방통위에 제출해야 할 문건 목록에는 △고영주 이사장을 포함해 방문진 법인카드 및 업무추진비 사용 현황 △국내외 출장 여비 집행 현황 △예산 집행 관련 결재 서류 및 회계 장부 등 ‘방문진 일반 현황 내용’과 △MBC 사장 추천 및 해임 관련 자료 일체 △방문진 이사회의 MBC 사장 등 임원 출석 요구 관련 현황 △MBC 관계사에 대한 감사 관련 자료 일체 등 ‘MBC 경영에 대한 관리 및 감독 사항’이 포함돼 있다.

이 밖에도 방통위는 방문진 이사회 소집이나 의결 및 승인 사항에 대한 자료를 요구했으며 2012년 이후부터의 이사회 회의록과 속기록 자료 일체를 요구했다. 방통위는 “법적 권한에 따라 방문진의 MBC 경영에 대한 관리·감독, 자체 감사 결과 등 사무 전반에 대해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MBC를 대상으로 특별근로감독을 진행했던 고용노동부는 25일 감독 결과를 발표할 전망이다. MBC 구성원에 대한 부당노동행위 혐의를 받는 김장겸 사장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후 지난 5일 서울 도화동 고용노동부 서울서부고용노동지청에 출석해 장시간 수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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