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5년차 이상 기자들이 21일 성명을 통해 KBS에 남아있는 보직자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지금이라도 보직을 던지고 내려와 사장 퇴진 투쟁에 동참하길 호소한다”고 밝혔다.

KBS 25년차 이상 기자 42명은 “국정원 블랙리스트가 폭로하는 것은 공영방송 KBS가 권력이 하수인으로 전락한 정보기관의 하청업체였다는 것”이라며 “(KBS가) 얼마나 더 무너져야 하냐”고 되물었다.

이어 “이번 제작거부와 파업에 중립은 없다”며 “고 사장 ‘퇴진’이냐, 아니면 ‘지키기’냐 둘 뿐”이라고 밝혔다.

▲ 9월1일 저녁에 열린 방송의날 축하연에 입장하는 고대영 KBS 사장. 사진=이치열 기자
▲ 9월1일 저녁에 열린 방송의날 축하연에 입장하는 고대영 KBS 사장. 사진=이치열 기자
이들은 현 보직 간부들에게 “제작거부와 파업 동참을 거부하는 당신은 ‘뉴스를 지킨다’는 변명 아닌 변명 아래 고 사장을 지키고 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한 “최근 보도본부장이 우리와 만난 자리에서 ‘남아 있는 사람들이 고대영 체제를 지키기 위해 남아있는 게 아니다, KBS 조직과 KBS 뉴스를 위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그 말의 진정성을 우리는 아직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다음은 성명 전문.


제작거부에 나선지 벌써 한 달이 됩니다.

뉴스를 잠시 멈춰 뉴스를 살리겠다고 나왔습니다.

사장이 퇴진할 때까지 끝까지 싸우겠다는 후배들의 의지는 여전히 결연합니다.

하지만 사장은 최근 임원회의에 이어 어제 이사회에서도 ‘물러나지 않겠다’는 입장을 천명했습니다.

이런 사장을 누가 지켜주고 있습니까? 바로 여러분 아닙니까?

최근 보도본부장께서 저희들과 만난 자리에서 ‘남아 있는 사람들이 고대영체제를 지키기 위해 남아있는게 아니다, KBS 조직과 KBS뉴스를 위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지만 그 말의 진정성을 우리는 아직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십시오.

국정원 블랙리스트가 폭로하는것은 무엇입니까? 공영방송 KBS가 권력의 하수인으로 전락한 정보기관의 하청업체였다는것 아닙니까?

얼마나 더 무너져야합니까? 무엇을 더 확인해야합니까?

이번 제작거부와 파업에 중립은 없습니다.

고 사장 ‘퇴진’이냐, 아니면 ‘지키기’냐 둘뿐입니다.

제작거부와 파업 동참을 거부하는 당신은 ‘뉴스를 지킨다’는 변명 아닌 변명 아래 고사장을 지키고 있을 뿐입니다.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지금이라도 보직을 던지고 내려와 사장 퇴진 투쟁에 동참하길 호소합니다.

그래야 ‘KBS 조직과 KBS 뉴스’가 당신들의 말처럼 살아날 수 있습니다.

홍기섭 본부장, 김환주 국장, 박승규 국장, 이준안 국장, 강석훈 국장, 김주영 주간, 정인석 주간, 이춘호 주간, 이동채 주간, 이규종 주간, 황상무 앵커, 구본국 부장, 박상범 앵커, 정창준 부장, 이승기 부장, 민필규 부장, 김성진 부장, 소현정 부장, 남종혁 부장, 박영관 부장, 박상용 부장, 이근우 부장, 이충형 부장, 류해남 부장, 전종철 미주지국장, 박진현 유럽지국장, 김진우 중국지국장, 나신하 일본지국장, 김형덕 중동지국장, 고영태 경인센터장, 김종우 부장, 김승욱 부장, 이병권 부장, 박현철 부장, 송재혁 부장, 박재용 부장, 최재현 팀장, 이주한 앵커, 윤상 팀장,김민성 팀장, 정정훈 팀장, 안종홍 팀장, 김개형 팀장, 정인성 팀장, 유광석 팀장, 조성원 팀장, 임승창 팀장, 김현경 팀장, 박진영 팀장, 최규식 팀장, 이석재 팀장, 설경완 팀장, 신강문 팀장, 이호 팀장, 유민철 팀장, 이경구 팀장, 이상구 팀장, 성인현 팀장, 김준우 팀장, 이상원 팀장, 오승근 팀장, 박정호 팀장, 복창현 팀장,박순서 팀장…

그리고 지금은 보도본부밖에 있거나 지역 총국장으로 있는 이선재 전략기획실장, 박장범 비서실장, 이강덕 대외협력실장, 박전식 대외정책부장, 한재호 홍보부장, 정철웅 혁신추진단장, 장한식 미래전략기획국장, 정은창 부산총국장, 이현주 대구총국장, 정지환 대전총국장, 박영환 광주총국장, 김종진 전주총국장, 김만석 강릉국장, 조재익 울산국장…

모두들 그 이름만 들어도 눈빛까지 기억할 정도로 모두 20년 한솥밥을 먹어온 미운 정, 고운 정이 함께 든 사람들입니다.

기자로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해왔으며 그만큼 합리적 판단 능력을 기대할 수 있는 우리의 동료들입니다.

더 이상 늦기 전에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길 바랍니다.

2017년 9월, 그 치열했던 고민의 시간과 공간 속에서 내가 무슨 선택을 했는지, 그 뜨거웠던 투쟁의 시기에 ‘우리 함께 했었다’는 역사의 기록에 함께 하기를 진정으로 기대합니다. 소망합니다.

KBS 25년차 이상 기자 42명 일동

고성준, 곽우신, 김성모, 김시곤, 김웅규, 김의철, 김종명, 김진수, 김철민, 김태선, 김혜례, 김휴동, 박인규, 박찬욱, 박태서, 배정철, 백인순, 백진원, 손관수, 송종문, 신기호, 신춘범, 안세득, 용태영, 우광택, 김영근, 윤석구, 윤제춘, 이경희, 이기문, 이재강, 이재숙, 이정록, 이중우, 이창룡, 임병걸, 임장원, 정필모, 정혜승, 조현관, 진만용, 홍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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