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담당기자들이 구단으로부터 숙박, 향응 등을 제공받아온 사실(본지 278호·290호 참조)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일간스포츠 야구부 기자들이 구단의 이같은 편의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프로야구 출범 때부터 관행화됐던 기자접대문화를 거부한 첫 사례여서 다른 신문사에도 적잖은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간스포츠 야구부 기자들은 숙박, 촌지 등 기자접대를 위한 예산편성까지 돼있다는 사실이 보도된 뒤 지난 15일 지방출장부터 모든 비용을 출장비나 자비만으로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실제로 이들은 15일부터 18일까지의 지방출장에서 숙박비용전액을 자비로 부담했다.

이들은 최근 지방구단에서 담당기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에 대한 외부의 문제제기가 잇따르자 이같은 결정을 내리고 회사에서 지급하는 출장비, 교통비 등이 현실화 될 때까지 부족한 부분을 자비로 처리하는 등 부담을 감수키로 했다. 기자들은 오는 7월로 예정된 일간스포츠의 분사작업이 완료되면 출장비·교통비 지급개선에 대해 회사측과 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일간스포츠의 3박4일 지방출장에 지급되는 금액은 12∼15만원 선으로 어느 정도 기자들의 부담을 줄이려면 23∼24만원 선까지는 인상돼야 한다는 것이 사내의 분석이다. 일간스포츠 야구부의 한 기자는 “오래된 관행이고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동안 취재비가 너무 부족했기 때문에 문제제기를 쉽게 하지 못했던 것”이라며 “원래 기자가 취재비는 부담하는 게 당연한 것인 만큼, 이번 결정은 해야 할 일을 한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같은 결정은 다른 신문사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 스포츠신문의 편집국장은 “아마도 다른 기자들에게까지 파급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스포츠신문 관계자는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원칙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의미 있는 결정”이라며 “스포츠신문 기자들이 취재원에게 당당하게 나설 수 있는 좋은 사례가 되길 바란다”고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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