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기자협회가 7일 전날 폭행 논란을 빚은 홍기섭 KBS 보도본부장 사퇴를 촉구했다. 

홍 본부장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자신을 촬영하던 윤원섭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사무처장에게 팔을 휘둘러 폭행 시비가 일었다.

윤 처장은 이날 홍 본부장 뒤에서 “고대영(KBS 사장)과 함께 사퇴하십시오”라고 말하고는 홍 본부장 앞으로 달려가 휴대전화 촬영을 시도했다. 

홍 본부장은 손바닥을 편 채 팔을 크게 휘둘렀고 뻗은 팔이 윤 처장의 얼굴까진 닿진 않았지만 ‘신체적 접촉’이 발생했다. 언론노조 KBS본부가 공개한 영상에도 ‘짝’하는 소리가 들린다.

▲ KBS 새노조가 6일 오후 공개한 영상에는 같은 날 서울 여의도 본관에서 열렸던 KBS 이사회 참석 차 이동하는 홍기섭 KBS 보도본부장이 윤원섭 KBS 새노조 사무처장에게 팔을 휘두르는 모습이 포착돼 폭행 논란이 일었지만 홍 본부장은 “나를 촬영하는 스마트폰을 친 것”이라며 폭행을 부인했다. 사진=새노조 영상
▲ KBS 새노조가 6일 오후 공개한 영상에는 같은 날 서울 여의도 본관에서 열렸던 KBS 이사회 참석 차 이동하는 홍기섭 KBS 보도본부장이 윤원섭 KBS 새노조 사무처장에게 팔을 휘두르는 모습이 포착돼 폭행 논란이 일었지만 홍 본부장은 “나를 촬영하는 스마트폰을 친 것”이라며 폭행을 부인했다. 사진=새노조 영상
KBS 기자협회는 7일 성명을 내어 “홍 본부장이 어제 노조 간부에게 팔을 휘둘러 내리치는 장면에 많은 기자협회원들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홍 본부장은 냉철하고 공정해야 하는 공영방송 KBS 뉴스를 책임질 수장으로 자격이 없음을 극명하게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KBS 기자협회는 “홍 본부장은 후배 기자가 폭력을 행사한 데 대해 부당함을 지적하자 반성하거나 사과하기는커녕 또다시 기자협회원 핸드폰을 낚아채려 했다”며 “이 같은 행위는 이번 폭력 행사가 우발적인 실수가 아니라 보도본부장이라는 우월적 지위를 남용한 ‘갑질’임을 보여주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KBS 기자협회는 “가장 큰 문제는 보도본부 책임자가 KBS의 위상을 더욱 추락시켰다는 점”이라며 “자신을 찍는다는 이유만으로 보도본부 책임자가 팔을 휘둘러 내리치는 장면을 보고 어떤 시청자가 KBS 뉴스를 신뢰하겠는가. KBS 기자들이 애써 지켜왔던 마지막 자존심마저 무너뜨린 중대한 해사 행위”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 홍기섭 KBS 보도본부장. 사진=KBS
▲ 홍기섭 KBS 보도본부장. 사진=KBS
언론노조 KBS본부도 “노조 집행 간부에 대한 폭행은 단순한 형법상 폭행에 그치지 않는다”며 “ 근로기준법상 최고 형량인 사용자의 ‘폭행죄’이다. 이 같은 중범죄를 저지른 자가 어떻게 공영방송 보도본부장 자리를 계속 맡을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홍 본부장은 6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앞뒤로 달라붙어서 계속 동영상을 찍길래 찍지 말라고 했다”며 “그런데도 계속 따라붙고 코 앞에 스마트폰을 들이댔다. 그래서 내가 손으로 스마트폰을 치우라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홍 본부장은 “(허락을 받지 않고 찍는 행위가) 불쾌했다”며 “(내가 손으로) 스마트폰을 쳤지만 스마트폰이 땅에 떨어진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당사자 본인이 폭행이라고 느꼈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미안하다고 할 수 있다”면서도 “깐죽거리는 듯이 가로막고 계속 찍어서 솔직히 많이 불쾌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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