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겸 사장은 어젯밤 집으로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루 종일 집 밖으로 나온 사람도 없었습니다.”
2일 오후 김장겸 MBC 사장이 사는 여의도 아파트 출입문 앞에선 TV조선 기자가 리포팅을 준비하고 있었다. 문 앞에 걸린 비닐 신문함에는 2일자 서울신문이 꽂혀 있었다. 이날 서울신문 1면 제목은 “김장겸 MBC 사장 체포영장”이다.
서울서부지검은 지난 1일 고용노동부 서부지청 소환 요구에 불응한 김 사장의 체포영장을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았다.
체포영장 발부 소식에 1일 오후부터 김 사장 집 앞으로 취재진이 모여들었다. 동아일보, TV조선, 채널A, YTN 등 매체를 막론하고 기자들은 하염없이 김 사장을 기다리고 있다.
상주하는 기자들에 주민들의 민원도 늘었다. 한 경비원은 취재진에 “(동네) 이미지도 안 좋아지고 주민들의 민원도 많이 들어온다”며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방송의 날’ 행사에서 퇴진을 요구하는 자사 언론인들을 피해 도망치듯 빠져나간 이후 행방이 묘연하다. 아파트 주자창에선 그의 검은 색 제네시스 차량을 찾을 수 없었다.
언론노조 MBC본부 측도 소재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다. 기자가 김 사장에도 직접 전화했지만 연락을 받지 않고 있는 상태다.
2012년 MBC 파업 당시 김재철 사장은 고급 호텔에서 마사지를 받은 사실이 폭로되는 등 ‘호텔 살림’이라는 비난을 들은 바 있다. 김 전 사장에게 김장겸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와 MBC 총파업에 관해 물으려 했지만 그는 2일 미디어오늘 통화에서 “손님이 와 있다”고 말한 뒤 끊었다.
김 사장은 MBC 언론인들을 상대로 한 부당노동행위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MBC를 대상으로 서부지청의 특별근로감독이 진행됐고 김 사장은 서부지청으로부터 4~5차례 출석 요구를 받았지만 응하지 않았다.
김 사장은 지난달 23일 “대통령과 여당이 압박하고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가 행동한다고 해서 공영방송의 경영진이 물러난다면 이는 헌법과 방송법에서 규정한 언론의 자유와 방송의 독립이라는 가치가 무너지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결사항전’을 선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