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90주년을 맞아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을 찾았던 김장겸 MBC 사장과 고대영 KBS 사장이 자사 언론인들에게 강하게 항의를 받고 쫓겨나는 장면을 연출했다.

이날 행사는 오후 5시에 시작된 1부 행사 ‘방송 진흥 유공 포상 수여식’과 오후 6시30분 2부 행사인 ‘방송의날 축하연’으로 구분돼 진행됐다.

앞서 오후 4시 무렵부터는 전국언론노동조합 KBS·MBC본부 조합원들 200여 명이 63빌딩 4층 행사장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 주변과 행사장 입구를 가득 메우며 각 사 사장과 임원들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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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90주년을 맞아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을 찾았던 김장겸 MBC 사장과 고대영 KBS 사장이 자사 언론인들에게 뭇매를 맞고 쫓겨나는 장면을 연출했다. 양대 공영방송사 사장이 등장하기 전 모습. 사진=김도연 기자
행사장 입구에서 MBC 아나운서 20여 명은 검은색 마스크를 한 채 ‘언론 부역자 신동호, 부역의 대가가 수상이냐’는 현수막을 들었다. ‘방송 진흥 유공자’로 선정된 신 아나운서는 이날 ‘한국방송협회 회장(고대영 KBS 사장) 표창’을 받을 예정이었으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행사 직전 등장한 김 사장은 20여 명의 취재진에 둘러싸였고 언론노조 MBC본부 소속 조합원들은 “김장겸은 물러나라” 구호를 외치며 거세게 항의했다. 이 때문에 김 사장은 취재진과 조합원 사이에서 옴짝달짝 못하게 됐고 수행원들이 저지한 뒤에야 행사장으로 입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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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90주년을 맞아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을 찾았던 김장겸 MBC 사장과 고대영 KBS 사장이 자사 언론인들에게 뭇매를 맞고 쫓겨나는 장면을 연출했다. 김장겸 MBC 사장이 자사 언론인들 항의를 뒤로 한 채 행사장으로 이동하는 모습. 사진=이치열 기자
김 사장은 오후 5시45분경 방송유공자 훈장 포상 수여식을 마친 후 다른 귀빈 및 주최측 인사와 달리 화물 엘리베이터를 타고 사라졌다.

기자들은 행사를 마친 직후 자리를 뜨려는 김 사장에게 “사퇴할 의향이 있나” “체포영장 나온 데 대한 입장을 달라”고 수차례 물었지만 김 사장은 대답을 하지 않은 채 경호원들과 함께 자리를 옮겼다.

경호원들은 김 사장에게 질문하는 기자들을 팔뚝과 손바닥으로 거세게 밀쳤다. 김 사장과 경호원들이 좁은 통로를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복도에 있던 컵들이 바닥에 떨어져 깨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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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훈 목포 MBC 기자가 1일 방송의 날 행사장 안에서 방송통신위원장 표창을 받고 단상 위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순간 ‘MBC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쓰인 수건을 들며 침묵 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이치열 기자
앞서 박영훈 목포 MBC 기자는 행사장 안에서 방송통신위원장 표창을 받고 단상 위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순간 ‘MBC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쓰인 수건을 들며 침묵 시위를 하기도 했다.

고 사장은 김 사장이 나갈 무렵 행사장 옆에 마련된 귀빈실로 자리를 옮겼다가 언론노조 KBS본부 조합원들에 의해 ‘셀프 감금’되는 촌극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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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사장 입구에서 MBC 아나운서 20여 명은 검은색 마스크를 한 채 ‘언론 부역자 신동호, 부역의 대가가 수상이냐’는 현수막을 들었다. 사진=이치열 기자
60여 명의 조합원들은 방 밖에서 “얼굴 한번 봅시다”, “뭐가 무서워서 못 나오느냐”, “KBS 사장 맞느냐”, “매번 개구멍으로 드나드나”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고 사장은 45분 동안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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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대영 KBS 사장은 1일 방송의 날 행사에서 오후 6시경 행사장 옆에 마련된 귀빈실로 자리를 옮겼다가 언론노조 KBS본부 조합원들에 의해 ‘셀프 감금’되는 촌극을 벌였다. 성재호 언론노조 KBS본부장이 항의하고 있는 모습. 사진=이치열 기자

고 사장이 나오자 언론노조 KBS본부 조합원 수십 명은 고 사장을 둘러싸고 “고대영은 물러나라”는 구호를 외치며 고 사장에게 거세게 항의했다.

고 사장을 수행하는 경호원과 조합원들 간 몸싸움이 벌어지면서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양대 공영방송 사장에 대한 구성원의 신뢰가 어느 정도까지 바닥을 쳤는지 확인할 수 있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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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대영 KBS 사장은 1일 방송의 날 행사에서 오후 6시경 행사장 옆에 마련된 귀빈실로 자리를 옮겼다가 언론노조 KBS본부 조합원들에 의해 ‘셀프 감금’되는 촌극을 벌였다. 고 사장이 나오자 언론노조 KBS본부 조합원 수십 명은 고 사장을 둘러싸고 “고대영은 물러나라”는 구호를 외치며 고 사장에게 거세게 항의했다. 사진=이치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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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대영 KBS 사장은 1일 방송의 날 행사에서 오후 6시경 행사장 옆에 마련된 귀빈실로 자리를 옮겼다가 언론노조 KBS본부 조합원들에 의해 ‘셀프 감금’되는 촌극을 벌였다. 고 사장이 나오자 언론노조 KBS본부 조합원 수십 명은 고 사장을 둘러싸고 “고대영은 물러나라”는 구호를 외치며 고 사장에게 거세게 항의했다. 사진=이치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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