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간첩조작 사건, 동아일보와 국정원의 특별한 관계
서울시 간첩조작 사건, 동아일보와 국정원의 특별한 관계
[국정원 적폐①] 인터뷰 대가로 지급된 ‘특수활동비’ 내역, 적폐청산 TF에서 밝혀야

국정원 개혁이 시작됐다. 김대중 정부가 국가안전기획부를 국가정보원으로 재탄생시켰고, 노무현 정부가 '국정원 진실위'를 출범시키며 칼을 빼든 후 3번째다. 2009년 등장한 원세훈 원장 이후 국정원은 정치개입, 선거개입, 간첩사건 조작, 민간인 사찰 등 과거 안전기획부 시절의 모습으로 급속히 회귀했다. 그리고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벌어진 거의 모든 사건의 배후로 국정원이 지목돼 왔다. 과거 두차례의 국정정원 개혁은 결국 무위에 그쳤다고 볼 수 있다. <미디어오늘>은 총 15회에 거쳐 국정원의 적폐를 되돌아보고, 개혁의 성공을 모색하는 기획을 연재한다. (편집자주)

이른바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유우성 씨 사건은 탈북자 간첩조작 사건의 ‘전형’을 보여준다. 이 사건의 동기는 정치적이었고, 외부와의 철저한 단절 속에서 강압과 회유라는 전통적인 방법이 사용됐으며, 간첩 조작의 목적은 언론을 통해 달성됐다.

탈북자 출신으로 서울시에서 탈북자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유우성 씨가 체포된 건 2013년 1월 11일이었다. 이 때는 국정원의 18대 대선 개입이 드러나는 단초가 된 ‘댓글 사건’의 수사실무를 맡았던 권은희 수서경찰서 수사과장(현 국회의원)의 폭로가 있은 지 일주일 후다. 권 수사과장은 “(국정원 직원)김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아이디, 닉네임이 문재인 전 후보 등 대선 관련 용어와 함께 존재하는 흔적을 찾았다”고 폭로했고, 이에 야당인 민주당이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면서 국정원에 대한 비판여론이 들끓었다.

첫 보도를 낸 건 동아일보였다. 1월21일자 동아일보는 <北탈출 주민 서울정착 지원업무 ‘탈북 공무원’ 간첩혐의 구속>이란 제목으로, “현직 서울시 공무원이 간첩 혐의로 구속됐다”며 “서울에 거주하는 탈북자 명단과 이들의 구체적인 동향이 통째로 북한에 넘겨진 정황도 포착돼 정부의 탈북자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고 보도했다.

이어 “국가정보원은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지령에 따라 자신이 관리하는 탈북자 명단과 한국 정착 상황, 생활환경 등 관련 정보를 북한에 넘긴 혐의(국가보안법상 목적수행, 특수잠입·탈출, 회합·통신) 등으로 서울시청 복지정책과 생활보장팀 주무관 유모 씨(33)를 구속해 수사 중인 것으로 20일 확인됐다”고 썼다.

동아일보 기사의 본문에 “국정원은 1차 수사가 마무리되는 이달 말경 이 사건을 지휘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에 송치할 예정”이라는 내용이 나오듯이, 이 기사가 나온 것은 아직 사건이 검찰에 송치되기 전이었다. 검찰은 사건을 넘겨받지 않았고, 국정원은 정보기관이라는 특성상 ‘출입기자’를 두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 기사는 국정원의 언론플레이로 보기에 충분한 요소를 갖고 있다.

 

▲ 2014년 2월 서울중앙지법에서 민변 김용민 변호사(왼쪽)가 무죄를 선고받은 유우성(가운데)씨 항소심 재판과정에서 증거가 위조된 사실을 폭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 2014년 2월 서울중앙지법에서 민변 김용민 변호사(왼쪽)가 무죄를 선고받은 유우성(가운데)씨 항소심 재판과정에서 증거가 위조된 사실을 폭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정원이 유우성 씨를 간첩으로 만든 계기는 유가려(당시 25세) 씨의 입국이었다. 유가려 씨는 2012년 10월30일 입국한 뒤 국정원 중앙합동신문센터에서 조사를 받다가 중국 국적의 화교 신분(탈북자로서의 지원 조치 등을 받을 수 없음)임이 드러났고, 국정원은 이를 빌미로 유 씨를 170일간 독방에 구금하며 오빠가 간첩이라는 진술을 강요했다. 국정원 직원들은 유가려 씨를 폭행하고 회유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유우성씨가 간첩이라는 진술을 해야만 오빠와 함께 한국에서 살 수 있다고 강요했다.

1년여 뒤인 2013년 4월, 유가려 씨에 대한 불법 구금과 가혹행위가 드러나면서 1심 법정은 유우성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후의 사건 전개와 동아일보의 대응은 더욱 미묘하다. 궁지에 몰린 국정원은 유우성 씨를 간첩으로 만들기 위해 증거 조작과 증인 매수에 나선다.

국정원은 항소심에서 유우성 씨의 무죄를 뒤집기 위해 유씨의 중국 출입경기록을 조작했다. 국정원은 조선족 협조자 김 모 씨에게 2013년 9월 유 씨의 출입경기록 위조를 종용하고 이에 대한 사례금 2200만원을 지급했다. 국정원의 출입경기록 조작 사실은 민변 변호사들과 <뉴스타파> 취재진에 의해 곧 드러났다.

이 출입경기록 위조를 동아일보는 어떻게 보도했을까? 2014년 2월20일 동아일보는 “‘간첩 증거조작 의혹’ 정략적 공방… ‘휴민트’ 금가는 소리는 안들리나”라는 기사에서 “지금 중국과의 접경지대에선 북한과 한국 정보원들이 목숨을 건 첩보전을 벌이고 있다”면서 “공안 당국자는 “문건을 놓고 공개 공방을 벌이면서 그동안 닦아 놓은 인적 정보망이 훼손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증거 조작을 폭로한 민변과 야당을 비판하고 나섰다.

국정원은 증인 A씨를 매수해 유우성 씨의 간첩 혐의를 법정에서 증언하도록 했고 사례금 2천만원을 지급했다. A씨의 전 배우자 B(가명·43)씨는 미디어오늘과 인터뷰(2014년 11월19일)에서 “저는 거짓말인 것을 다 알고 있는 상황에서 A씨에게 법정에 나가지 말라고 했는데 국정원에서 (A씨가 증인 출석에 나가도록) 저를 설득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A씨에게 ‘유씨가 보위부에서 일했다’는 법정 증언을 하기 직전인 2013년 6월 800만원을 입금했고, A씨가 증인으로 출석한 후 그해 7월 또다시 1000만원을 지급했다.

동아일보는 2014년 2월24일 “유씨 아버지가 ‘아들 北보위부 일 한다’ 말해”라는 인터뷰 기사를 낸다. 동아일보는 “이른바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으로 기소된 유우성 씨(34)의 아버지, 여동생과 북한 함경북도에서 2010년 5개월 남짓 동거했던 A 씨”를 만났다며 간첩 조작 사실을 밝혀 낸 민변과 야당을 겨냥해 “우습다는 생각이 든다. 탈북자로 위장해서 들어온 애를 감싸고 있는데 그런 데 신경 쓰지 말고 여기서 적응하지 못해 자살하고 심지어 북한에 다시 들어가는 탈북자들에게나 관심을 줬으면 좋겠다”고 A씨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이 인터뷰 역시 국정원이 기획한 것이었다. 한겨레가 입수한 녹취록에서 국정원은 A씨에게 “증거조작 이런 터무니없는 방향으로 (언론이 몰아)가니까 진실을 밝혀. 결자해지의 마음으로. A씨가 역할을 해주십시오”라며 인터뷰를 주문했고, “다른 모르는 기자가 인터뷰하자고 그러면 동아일보 최○○ 기자에게 전화해서 인터뷰해도 되는 사람인지 물어보라. 조심하라”고도 조언했다.

동아일보 인터뷰에 대해서도 사례금이 지급됐다. B씨에 따르면 동아일보 인터뷰가 끝난 뒤 몇일 후 국정원 직원은 충북의 한 식당에서 ‘A여사 때문에 잘 될 것’이라며 A씨에게 200만원을 지급했다. B씨는 “A씨가 언론사에 요청을 한 적도 없고 국정원이 인터뷰를 다 잡아줬다. 인터뷰 대가가 아니면 국정원이 돈을 줄 이유가 없다”며 “A씨의 증언이 거짓이고 인터뷰가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국정원 직원이 A씨에게 돈을 주는 것을 보고 대한민국 정보기관이 참 웃긴다고 생각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 ⓒ 연합뉴스
▲ ⓒ 연합뉴스

 

 

 

국정원 직원이 “다른 모르는 기자가 인터뷰하자고 그러면 동아일보 최○○ 기자에게 전화해서 인터뷰해도 되는 사람인지 물어보라”고 말한 대목은, 동아일보가 단순히 국정원으로부터 정보를 받아 보도한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사건의 전개에 개입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동아일보는 2015년 대법원에서 유 씨가 최종적으로 무죄판결을 받은 이후에도 침묵하다가 올해 3월에야 “유씨 아버지가 ‘아들 北보위부 일 한다’ 말해” 기사와 관련해 “사실 확인 결과, 유우성이 간첩행위를 하였다는 보도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며 짧은 정정보도문을 냈다.

동아일보의 유우성 씨 관련 보도에 참여했던 한 기자는 “제가 잘못했다고 생각을 한 적이 없다”며 “개인자격으로 쓴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동아일보와의 인터뷰 대가로 지급된 돈을 포함해 국정원이 증거 조작과 증인 매수에 사용한 비용은 특수활동비일 가능성이 높다. 국정원의 특수활동비는 이번 국정원 적폐청산TF가 조사할 수 있는 범위에 포함된다. 유우성 씨 사건이 국정원 적폐청산 TF의 조사 사건 목록에 포함돼 있는 만큼, 동아일보의 관련 보도 배후에서 움직인 국정원이 드러날 지 주목된다.

 

※ “서울시 간첩조작 사건, 동아일보와 국정원의 특별한 관계” 기사 정정보도문

본보는 2017년 9월3일자 “서울시 간첩조작 사건, 동아일보와 국정원의 특별한 관계” 기사에서 동아일보가 이른바 ‘국정원 간첩 조작 사건’의 전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였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동아일보가 국정원의 ‘서울시 간첩조작 사건’의 전개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아 이를 바로 잡습니다.

이 보도는 서울고등법원의 화해권고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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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2017-09-04 12:09:33
이런 글에 누가 관심 갖니??북한의 원폭 수폭 열폭에 대한 글은 없네..미오도 언론 소리 들으려면 좌-우 골고루 균형있게 보도해야지!!!

올드보이모델 2017-09-04 11:48:34
동아일보의 유우성 씨 관련 보도에 참여했던 한 기자는
“개인자격으로 쓴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
간첩조작 보도에
주요 언론사가 앞장 선 것은
헌법 상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
양심에 근거해 글을 써야 할
언론으로서의 기능이 마비된 것이므로
폐간이 마땅하고
수사 부터 받아야 하는데도
국정원이 언론을 부리고
검찰도 한통 속이 돼
간첩조작은 물론 조작보도 수사도 안 하는 것은
조작의 뿌리가 파도 파도 안 보일 정도라
절대적 존재인
국정원 위장업체 소속
일루미나티 악마의 지휘가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므로
우선 그 수족인 국정원 부터 해체해야 한다.
변명이 필요없다.

정확한 2017-09-03 18:27:42
언론사도 적폐청산에 집어넣어서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
친일파 기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