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내달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예정된 ‘방송의 날 사내 기념식 겸 9월 월례조회’를 취소했다.

이에 대해 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성재호·KBS본부)는 “고대영 KBS 사장이 성난 구성원들로부터 쏟아져 나올 퇴진 요구를 마주하기 두렵기 때문”이라며 “대체 언제까지 도망만 다닐 셈인가”라고 비판했다.

KBS본부는 31일 성명을 내고 “어제 사측은 느닷없이 고 사장이 참석하기로 돼 있던 사내 방송의 날 기념식 행사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KBS본부는 고 사장에 대해 “지난 6월19일 직원들이 퇴진을 요구하는 출근길 피케팅을 시작한 이래 고 사장은 제 시간에 출근한 적이 없다”며 “쓰레기 등을 싣는 화물 엘리베이터를 타고 요리조리 개구멍으로 첩보전 하듯 도둑퇴근하기를 일삼았다”고 비판했다.

▲ 고대영 KBS 사장. 사진=이치열 기자.
▲ 고대영 KBS 사장. 사진=이치열 기자.
고 사장이 KBS본부를 피하는 동안 내부에선 끊임없이 문제가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 30일에는 2010~2012년 군 사이버사령부 댓글 공작에 이명박 정부 청와대가 개입됐고 댓글공작 결과가 매일 청와대에 보고됐다는 내용을 폭로한 군 심리전단 전직 간부 인터뷰가 보도국장단에 의해 KBS 전파를 타지 못했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이에 대해 KBS본부는 “SBS 메인뉴스에 톱으로 보도된 ‘軍 댓글공작 특종’은 KBS가 단독 취재해놓고도 보도를 틀어막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KBS 시청자위원 자리에 박근혜 탄핵심판 변호인을 앉히는가 하면 이인호 이사장에게 규정에도 없는 관용차를 제공한 사실도 드러났다”며 “박근혜가 앉힌 이사들을 거수기처럼 이용해 자리보전용 부사장을 또다시 앉혔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무리 겁이 나도 최소한 사내 행사에는 참석해야 할 것”이라며 “직원들이 그렇게 두렵다면 사장직을 수행할 자격은 더욱 없다. 당장 자리에서 물러나 KBS를 정상화하려는 구성원들의 열망에 화답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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