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4일 총파업을 앞두고 KBS·MBC 언론인들이 제작 중단을 본격화하면서 ‘방송파행’이 부문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방송언론 노동자의 현실적 무기가 방송 중단과 그에 대한 지지라는 점에서 파행은 총파업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30일 기준으로 KBS 기자·PD 1166명(전국)이 제작을 중단하고 있는 가운데 이날 KBS 시사 프로그램 ‘추적60분’이 결방했다. 또 ‘다큐3일’, ‘역사저널’, ‘세계는 지금’도 결방 예정이다. 

추적60분의 경우 해당 부서 평PD는 물론 팀장과 부장급 PD 모두 제작 중단에 나서 녹화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KBS PD협회는 이날 제작 중단 결의문을 통해 “방송을 멈춰 방송을 구하겠다”고 밝혔다.

▲ 지난 11일 돌마고 집회에 김연국 언론노조 MBC본부장(왼쪽)과  성재호 언론노조 KBS본부장(오른쪽)이 발언하고 있는 모습. 2017년 공영방송 총파업을 이끌 언론인들이다. 사진=김도연 기자
▲ 지난 11일 돌마고 집회에 김연국 언론노조 MBC본부장(왼쪽)과 성재호 언론노조 KBS본부장(오른쪽)이 발언하고 있는 모습. 2017년 공영방송 총파업을 이끌 언론인들이다. 사진=김도연 기자
보도 부문도 상황은 비슷하다. 언론노조 KBS본부에 따르면 KBS 1TV 새벽5시 뉴스와 마감뉴스는 내달 3일부터 결방이 확정됐다. 앵커가 하차한 KBS 1라디오 ‘성공예감 김원장입니다’도 결방 예정이다. 

김원장 기자는 30일 페이스북에 “무거운 마음으로 앵커자리에서 물러난다. 내일부터 결방이 결정됐다”며 “진행자이면서 공영방송 기자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한점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한다. 곧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KBS 2TV ‘아침뉴스타임’은 메인앵커 이영현 기자가 제작 중단에 동참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도 방송 송출을 멈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연국 본부장은 30일 결의대회에서 “9월4일 0시 단 한 명의 조합원도 예외 없이 강고한 총파업에 들어갈 것”이라며 “파업을 통해서 MBC 폐허 위에 새로운 방송을 건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MBC 본부노조는 송출 등 필수 인력도 남기지 않고 파업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대 공영방송 사측 반응에 온도 차가 있다. KBS는 30일 제작 중단 중인 KBS 사원들에게 “취업규칙 제4조에 따라 제작거부를 중단하고 31일 오전 9시까지 업무에 복귀할 것을 명령한다”며 “위 시점 이후 계속된 취업규칙 등 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사규를 엄정하게 적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측의 복귀명령에 비춰보면 이후 대규모 징계가 이어질 전망이다.

반면 MBC는 29일 “최악의 방송 중단 사태가 빚어지지 않도록 방송과 회사 운영에 필요한 필수 인력만은 현장에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 주길 바란다”며 “국민과 시청자와의 약속인 방송이 중단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신중하고 현명한 판단으로 흔들림 없이 맡은 바 업무현장을 지켜내 주실 것을 사원 여러분께 간곡히 당부 드린다”고 밝혔다. 실제 총파업으로 방송 송출이 중단되면 사측은 모든 책임을 본부노조에 돌릴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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