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2기 특조위? 말처럼 쉽지 않다
강력한 2기 특조위? 말처럼 쉽지 않다
기간 길어졌지만 조사권한엔 허점…국정원 조사는 사실상 불가능

지난 16일 문재인 대통령과 세월호 유가족 면담 이후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의 과제는 2기 특조위로 공이 넘겨졌다.

당초 정부 차원의 조사위원회 출범도 검토됐으나, 국무조정실과 해양수산부 등 관계부처 논의 결과 “법적 근거가 없어 조사활동의 집행력에 한계가 있(다)”다는 이유에서 이 방안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시기적으로도 11월말 2기 특조위 법안 처리가 예정된 상황이어서 정부 조사위의 위상이 모호하다는 이유도 제기됐다.

청와대와 정부는 강력한 2기 특조위가 더 효율적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강력한 법적 권한을 갖는 2기 특조위가 정부보다 더 효율적일 것”이라고 세월호 유가족 면담에서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돼 있는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안’에 따르면 2기 특조위는 분명 1기 특조위에 비해서 안정적인 진상규명 수단들을 갖고 있다.

먼저 2년의 조사기한에 더해 1년 연장이 가능하도록 했다. 1기 특조위가, 예산이 배정된 2015년 8월부터 2016년 6월30일까지 고작 10개월을 활동했던 데 비하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조사기간을 보장하고 있다. 또한 상시특검을 가능하도록 해 수사가 필요한 사안에 대해선 제한없이 특검 수사를 할 수 있도록 한 것도 2기 특조위의 장점이다.

▲ 1기 세월호 특조위의 1차 청문회 모습. 김기춘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아, 자료영상을 트는 것으로 대신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1기 세월호 특조위의 1차 청문회 모습. 김기춘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아, 자료영상을 트는 것으로 대신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그러나 2기 특조위가 진상규명을 위해 조사해야 할 대상이 세월호 선원, 청해진해운 임직원들 뿐 아니라 해경과 해수부, 국정원 등 국가기관들이라는 점에서 그 권한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특별법에 따르면 2기 특조위 역시 1기와 마찬가지로 수사권, 기소권을 부여받진 못했다. 다만 특조위 조사관이 사법경찰관의 권한을 갖도록 했는데,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할 자와 그 직무범위에 관한 법률’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한다”고 돼 있다.

사법경찰관의 권한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해수부나 안행부, 국정원 등의 공무원 파견을 요청해 이들을 통해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 사법경찰관의 권한을 부여받을 수 있는 파견 공무원들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조사 대상에 속한다는 문제가 있다.

증인 출두나 청문회 출석을 실질적으로 강제할 수 없는 것도 문제다. 1기 특조위 당시에도 조사대상자의 상당수가 개인적인 사유로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고, 특조위로부터 고발된 불출석자들의 경우에도 불기소 처분을 받거나 재판에 넘겨져도 벌금형 등의 가벼운 처벌에 그치게 된다.

특검의 경우에도 특별검사의 수사가 필요한 경우 국회 의결을 거치도록 돼 있다. 국회 상임위는 요청이 있은 날로부터 1개월 내에 심사를 마쳐야 하고 기한을 넘을 경우 해당 안건은 1개월 내에 본회의에 상정되도록 돼 있다. 현재의 집권당이 국회 과반수가 아닌 상황에서 특검안이 통과된다는 보장은 없다.

국정원 문제는 2기 특조위에서도 난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1기 특조위 역시 2차 청문회를 통해 국정원-청해진해운의 유착 문제를 조명해 이를 이슈화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기존에 알려진 것 이외의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진 못했다. “세월호 참사 관련 사건”을 조사대상에 두고 있는 국정원개혁발전위 역시 조사권한 없이 국정원 내부의 감찰조사에 의존해야 할 정도로, 국정원의 내부 정보에 대한 접근은 차단되고 있다.

특별법에 야당추천이 3분의2를 구성하도록 돼 있는 부분도 대안 발의 등을 통해 수정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특별법안은 지난해 12월19일 새누리당이 집권당일 때 만들어지면서 1기 특조위가 구성될 때와 마찬가지로 야당이 전체 9명의 위원 중 6명을 추천하도록 했다. 현재 법안대로 될 경우엔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과반수를 차지하게 되어 개별 진상규명 안건에 대한 조사개시 자체가 불투명해진다. 박주민 의원은 “대안발의를 해서 구성을 바꿀 것”이라며 “이렇게 하더라도 신속처리안건으로 처리하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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