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길, 문재인의 손
김정은의 길, 문재인의 손
[손석춘 칼럼] 남쪽의 부익부빈익빈 체제, 북쪽의 ‘수령경제 체제’ 모두 겨레의 미래일 수 없다

해마다 8월15일이 밝아올 때면 가슴으로 어둠이 밀려온다. 식민지에서 벗어나자마자 두 동강난 겨레의 비극에 도무지 끝이 보이지 않아서다.

강대국들의 논리를 벗어나려는 남과 북의 결단은 간헐적이나마 이어져왔다. 하지만 김영삼-김일성 회담은 갑작스런 후자의 죽음으로 무산되었다. 김대중-김정일, 노무현-김정일 회담은 북을 ‘악의 축’으로 몬 미국의 조지 부시 견제로 성과가 반감되었다. 후보시절 김정일을 만나겠다고 공언한 오바마가 집권했을 때, 남쪽은 이명박-박근혜가 ‘반감된 성과’마저 탕진했다. 지금 문재인에겐 김정은과 트럼프가 있다. 평양과 워싱턴이 ‘전쟁 협박’을 주고받으면서 자칫 남과 북 모두 ‘불바다’에 잠길 가능성마저 감돈다.

▲ 지난 2000년 6월3일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평양 순안 공항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 연합뉴스
▲ 지난 2000년 6월3일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평양 순안 공항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 연합뉴스
물론, 전쟁의 조건이 충족된 것은 아니기에 위기를 강조하고 싶진 않다. 하지만 의도와 달리 ‘악의 논리’가 관철될 수 있다. 트럼프의 국내 정치기반이 흔들리고 김정은과의 말싸움이 무장 더해 가면 참극을 부를 ‘나비효과’가 없으리라 장담할 수 없다. 만에 하나, 미국이 ‘죽음의 백조’로 평양을 선제공격할 때 휴전선 이북에 집중 배치된 장사포가 침묵하리라는 기대는 환상이다. 평양과 서울이 죄다 불바다 된다면, 우리 민족사는 참담한 재앙을 맞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트럼프의 불장난엔 국가 차원의 단호한 대응이 필요하다. 트럼프에 용춤 추는 철부지 언론이나 정치모리배들에 맞서 우리 모두 ‘당당한 댓글부대’가 되어야 한다.

옹근 1년 전 본란에 쓴 ‘김정은의 허황된 과욕, 박근혜의 비루한 굴욕’ 제하의 칼럼에서 나는 ‘통일대박’을 부르대던 박근혜의 비루함 못지않게 미국과 일전을 불사하겠다는 김정은의 허황됨을 비판했다. 다행히 1년 사이에 남쪽에서 촛불혁명이 타올랐고 ‘촛불정부’가 들어섰다.

그래서다. 김정은에 권한다. 남쪽 민중의 촛불혁명을 겸허하게 짚어보라. 박근혜와 문재인은 정권의 성격이 다르다. 촛불정부의 진지한 대화 제의를 미사일로 답하는 것은 용기가 아니다. 굳이 여기서 김정은을 거론하는 이유는 평양의 언론인이나 지식인들에겐 자유로운 의견 개진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서다. 그렇다. 나는 이 글을 인터넷 검색을 하는 김정은이 발견하길 기대하고 쓴다.

김정은이 더 늦기 전에 반드시 짚어야 할 대목이 있다. 자신의 참모들이 자유롭게 정책을 건의할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는지 여부다. 아무리 위대한 ‘백두산 천재’라 하더라도 모든 것을 정확히 판단할 수 없다. 일본과의 수교가 왜 좌절되었는가를 톺아볼 일이다.

물론, 핵무기를 보유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해나가는 까닭을 모르지 않는다. 하지만 핵무기가 있어야 미국의 침략을 막을 수 있다는 생각은 지나친 단순화다. 평양은 바그다드나 트리폴리와 다르다. 중국이 국경을 맞대고 있다. 핵이 없더라도 미국이 함부로 침략할 수 없다. ‘체제 위협’을 과장하지 말라는 뜻이다.

▲ 7월4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 발사 성공 소식을 들은 뒤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 7월4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 발사 성공 소식을 들은 뒤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정은이 진정으로 인민을 위한다면, 경직된 정치경제 체제를 대폭 개혁해 나가야 옳다. 물론, 남쪽의 정치경제 체제도 개혁이 필요하다. 지금 문재인이 주도해가고 있다. 수출대기업 중심의 신자유주의 체제가 촛불혁명의 성과로 변화의 국면을 맞고 있다. 남쪽 정부가 개혁에 최선을 다해야 마땅하듯이 북쪽도 변화가 절실하다.

6·15 남북 공동선언의 합의문에는 남과 북 모두 체제를 개혁해가자는 합의가 깔려 있다. 남쪽의 부익부빈익빈 체제나 북쪽의 ‘수령경제 체제’ 모두 겨레의 미래일 수 없다.

김정은은 지금 갈림길에 있다. ‘핵무기를 보유한 강성대국’을 내세운 지금까지의 길과 문재인이 내민 손을 맞잡는 길이다. 남과 북 모두 6·15선언과 10·4선언을 밑절미로 새로운 길을 열어가야 옳다. 핵무기와 미사일 실험, 그만하면 됐다. 남쪽과 대화에 나서라. 북미 핵문제가 해결되기 이전이라도 여러 차원의 대화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김정은의 결단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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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국민 2017-08-16 08:22:41
미오에 댓글 수준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네요.

국민2 2017-08-16 07:43:57
교수라는 사람도 정말 답이없네 불러봐야 메아리 일텐데 ㅉ ㅉ ㅉ

국민 2017-08-15 15:19:37
손석춘 이 자도 비판적 북한 지지자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