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웹툰 ‘뷰티풀 군바리’(글: 설이, 그림: 윤성원)의 연재 중지를 요청하는 운동이 진행 중이다. 해당 웹툰이 포르노적 요소를 담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는 가운데 전 연령용 관람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웹툰 플랫폼의 관리 소홀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뷰티풀 군바리’는 “여자도 군대에 간다면?”이라는 콘셉트로 2006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주인공 정수아는 현역 1급 판정을 받고 의경이 되고, 그녀가 군대생활을 하는 것을 주요 줄거리로 삼는다.

하지만 ‘뷰티풀 군바리’는 기본 설정과는 관계없이 여군을 성적 대상화한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웹툰 전체적으로 작화가 여성의 가슴, 허벅지, 엉덩이 등을 기형적으로 강조한 그림체다. 또한 ‘뷰티풀 군바리’에는 여군들이 다리를 벌리고 앉아있는 모습, 옷을 갈아입는 장면, 폭력 행위를 당하면서도 쾌감을 느끼는 듯한 장면 등이 자주 삽입돼 포르노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 웹툰 '뷰티풀 군바리'
▲ 웹툰 '뷰티풀 군바리'
더 큰 문제는 이러한 포르노적 요소를 가진 웹툰이 전체관람가로 연재된다는 점이다. ‘뷰티풀 군바리’의 연재 초기인 2015년부터 ‘뷰티풀 군바리 연재 중지’ 서명운동이 시작됐다. 하지만 계속되는 지적에도 비슷한 문제가 반복되자 다시 한 번 SNS를 중심으로 연재중단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뷰티풀 군바리 연재중단 요청’ 서명에는 26일 현재 3만 명 이상이 서명했다. 이외에도 트위터에 ‘#뷰티풀군바리_연재중단’이라는 해쉬태그를 달고 해당 웹툰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글들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 뷰티풀군바리 연재중단 요청 서명 페이지.
▲ 뷰티풀군바리 연재중단 요청 서명 페이지.
서명운동 페이지에는 “군대내 폭력 장면을 망가와 같이 연출한 네이버 웹툰 뷰티풀 군바리의 연재 중지를 촉구한다”며 “망가(일본의 성인만화) 페티시 요소인 ‘배빵’, 성적인 쾌락에 젖은 표정인 ‘아헤가오’ 연상, 성적 연상을 유도하는 피해자의 자세는 전체관람가 웹툰에서 나와서는 안 되는 요소”라고 연재중지 요청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또한 “맥락 없이 성적 연상 유도는 여성을 대상화하는 시각을 강화하는 행위”라며 “네이버 웹툰 측의 반성과 해당 웹툰의 연재 중지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여기서 말하는 포르노적 요소인 ‘배빵’이란 여성의 배를 세게 치면 자궁에 자극이 가서 여성이 흥분한다는 식의 주장으로, 폭력과 강간을 다룬 포르노에서 자주 사용하는 설정이다. 또한 ‘아헤가오’란, 쾌감에 찬 얼굴을 칭하는 일본어다.

▲ 웹툰 '뷰티풀 군바리'
▲ 웹툰 '뷰티풀 군바리'
일각에선 연재중단이라는 방식보다 납득할 수 있는 등급제를 시행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는 지적도 제기한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성인인 소비자가 합법적으로 성인물을 보는 것은 문제가 없다”며 “납득 가능한 등급제가 생기는 방향으로 운동이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썼다.

성상민 만화평론가는 “‘뷰티풀 군바리’는 연재 초기부터 성인용과 전체관람가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한다는 평가가 나왔다”며 “이런 만화에 심한 반발이 나오는 이유는 더 이상 포르노 요소를 사용한 연출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지적했다.

성 평론가는 “최소한 성인등급으로 만화를 연재했다면 이런 논란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다만 제대로 된 등급제가 시행되려면 웹툰 플랫폼에서 적극적인 편집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이버 웹툰 측은 연재중단이나 등급조정 등의 조치는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네이버 웹툰 측은 26일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뷰티풀 군바리’는 초반 선정적 이미지 연출로 지적받은 적이 있고 이후 작가가 수정을 하고 수위를 조절했다”며 “최근에 다시 도는 이미지도 초반에 지적받았던 이미지로 알고 있으며, 작가와 함께 사회적 여론을 잘 반영하고 참고해서 이미지 묘사에 유의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등급제에 대해 네이버 웹툰 측은 “간행물윤리위원회 등의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한 내부가이드에 따라서 등급을 정하고 있으며, ‘뷰티풀 군바리’ 역시 가이드 안에서 등급을 정한 부분”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